“AI, 과학에서도 성취 이루려면 인간 도움 많이 받아야”[2026 서울미래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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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수정 2026-10-07 00:14
입력 2026-10-06 18:00

서울미래컨퍼런스 기조연설하는 노벨경제학상 석학…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

AI, 중앙은행 운영 못 한다고 판단
비정상적 금융위기엔 대응 불가능
똑같은 일 하는 AI 기업 10개 넘어
수익 못 내면 다른 회사에 먹힐 것

미중 AI 패권 경쟁, 가격 인하 불러
시스템 벽 낮아지면 한국도 유리
韓청년들 프로그래밍 언어 배워야
파이썬 모르면 AI가 주인 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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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미래컨퍼런스’ 기조연설자인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교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맨해튼의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 서울미래컨퍼런스’ 기조연설자인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교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맨해튼의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과학에서도 성취를 이루려면 여전히 인간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거시경제학과 합리적 기대 이론의 세계적 석학이자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83) 미국 뉴욕대 교수가 오는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26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방한에 앞서 만난 사전트 교수는 AI가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고 있지만 창조적인 영역에선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청년들이 AI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한다며, AI 산업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토대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기회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뉴욕대 연구실에서 사전트 교수와 만나 나눈 일문일답.

-2013년 서울대에서 강의할 당시 ‘한국의 경제 발전은 기적’이라고 했다. 이 기적은 여전히 유효한가, 아니면 ‘제2막’이 필요한가.

“나는 동료와 함께 쓴 논문에서 한국 경제가 기적 중 하나라고 했다. 그리고 나의 답은 이 기적이 단지 ‘1막’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사회적 제도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어떤 힘이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마찬가지로 기적의 일부다. 한국은 아주 좋은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놀라운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있다. 한국은 별도의 제2막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의 방식을 유지하면 된다.”

-프톨레마이오스와 갈릴레오에 대해 ‘컴퓨터 없는 인공지능’이라고 말한 적 있다. AI가 인간의 지능 연장선상이라면 오늘날 AI에 대한 공포나 열광은 무엇 때문인가.

“AI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많고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며 어떤 것은 아주 잘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AI는 수학을 정말 잘한다. 하지만 수학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은 수학을 도구로 쓰지만 창조적인 영역이다. 프톨레마이오스와 갈릴레오는 수학을 매우 영리한 방식으로 활용하며 창의적인 일을 했다. 나는 AI가 과학에서도 성취를 이루려면 여전히 인간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AI가 중앙은행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에게 AI 관련한 제언을 한다면.

“중앙은행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스탠퍼드대의 존 테일러 석좌교수는 ‘테일러 준칙’을 만들었는데, 중앙은행이 물가와 경기를 고려해 적정 기준금리를 정하는 공식이다. 이는 정상적인 시기에 금리를 설정하는 단순한 규칙으로 AI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 같은 비정상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는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다. 영국 경제학자인 월터 배젓이 1873년에 발표한 금융학의 고전 ‘롬바드 거리’가 이 문제를 다뤘다. 나의 결론을 말한다면 ‘AI는 중앙은행을 운영할 수 없다’이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5조 달러를 넘어섰다. AI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합리적인가.

“그렇다. 시장가격은 정보를 집약한다. 지금의 AI 붐과 과거 닷컴 버블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각각 있다. 비슷한 건 많은 기업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했으나 대부분 실패하고 통합됐다. 현재 똑같은 일을 하는 AI 기업이 10개 이상 있으며 그들은 엄청난 투자를 한다. 일부는 수익을 내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다른 회사에 인수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AI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서방과 아시아 양쪽을 잘 아는 전문가로서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I 개발자들은 오픈소스를 선호한다. 그들은 시스템을 개방하고 코드를 무료로 나눠준다. 일종의 자유무역 체제라고 할 수 있다. AI의 가격은 중국 회사들에 의해 내려가고 있으며, 이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런 경쟁 체제가 많은 사람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AI 시스템의 가격을 낮추기 때문이다.”

-AI는 한국의 청년에게 기회인가, 위협인가. 한국의 20대 청년들은 파이썬(Python) 같은 AI 관련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하나.

“이에 대한 답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에게 해당한다. AI는 기회이면서 위협이다. 파이썬을 배우는 것이 유용한 이유는 매우 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적 연산과 유사하게 짜여 있다. 파이썬을 배우면 사고방식이 바뀐다. 나의 제자 중에는 ‘파이썬을 배우지 않겠다. AI에게 맡기면 된다’고 하는 학생이 있다. 하지만 파이썬 코드 읽는 방법을 모르면 결국 AI가 ‘주인’이 된다. 그래서 나는 파이썬을 배우라고 매우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한국의 청중에게 미리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I는 당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당신을 무력하게 만들 수도 있고,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결국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글·사진 뉴욕 임주형 특파원
세줄 요약
  • AI 과학 성취, 인간의 창의적 도움 필요
  • 중앙은행 운영, 위기 대응은 AI 한계 지적
  • 한국 청년, 파이썬 학습과 오픈소스 활용 강조
2026-10-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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