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부인 살해한 美사업가 최후…“레버리지 투자했다가 거액 손실”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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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10-05 23:00
입력 2026-10-05 23:00
세줄 요약
  • 레버리지 투자 손실 뒤 부부 참변 발생
  • 브린 워커 공동창업자, 아내 살해 후 자살 추정
  • 가족, 정신병원 입원 직전 사건으로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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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UC버클리 인근 부촌의 한 저택에서 부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출동했다. KTVU 캡처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UC버클리 인근 부촌의 한 저택에서 부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출동했다. KTVU 캡처


미국의 고급 여성복 브랜드 ‘브린 워커’의 최고경영자(CEO)가 빚을 끌어 투자했다가 거액을 잃은 뒤 캘리포니아주의 대저택에서 한국계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와 캘리포니아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UC버클리 인근 부촌의 한 저택에 딸린 인조잔디 테라스에서 브린 워커의 공동 창업자 부부인 브라이언 워커(61)와 미쉘 민(63·여)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총기 한 정을 회수한 오클랜드 경찰은 살해 후 자살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누가 방아쇠를 당겼는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미쉘 민의 남동생 폴 민(58)은 매형인 워커가 누나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고 있다.

부부는 고급 여성복 브랜드 브린 워커의 공동 소유주였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UC버클리 캠퍼스 인근 부촌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미 CBS 방송이 확인한 감시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오전 10시 43분 총성이 한번 들렸다. 그 직후 한 남성이 울부짖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리고, 두 번째 총성이 울린 뒤 조용해졌다고 CBS는 보도했다. CBS는 해당 영상이 너무 끔찍하다는 이유로 방송에 내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 민에 따르면 워커 부부는 30년 넘게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워커가 몇 달 전부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워커는 브린 워커의 경영을 디자이너인 아내에게 맡기고 한발 물러나 있었다. 부부는 재산 중 일부를 워커가 좋을 대로 사용해도 좋다고 합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워커가 아내 몰래 부부 공동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고위험 옵션과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거액을 잃었다는 게 폴 민의 설명이다.

9월 중순쯤 워커는 자신이 “1억 달러 넘게” 잃었다고 믿고 있었다며 그가 정신적으로 무너져 있었다고 폴 민은 전했다.

폴 민은 “매형은 그냥 공처럼 몸을 웅크린 채 몇 주 내내 아기처럼 흐느꼈다. 완전히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로 지냈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누나는 상황을 수습하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며 남편 곁을 지키며 식사를 거들고 달래고 안아주며 워커가 회복할 수 있도록 보살폈다고 전했다.

폴 민은 “배우자가 거짓말을 하고 1억 달러 넘게 날려서 길거리에 나앉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미쉘은 시카고에서 실력 있는 회계사를 고용했고, 회계사는 상황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워커는 완전히 붕괴된 상태였다고 폴 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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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워커와 부인 미쉘 민. (유족 제공) 뉴욕포스트 캡처
브라이언 워커와 부인 미쉘 민. (유족 제공) 뉴욕포스트 캡처


민씨 가족은 워커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입원 예정일이던 사건 당일 워커는 이웃에 살던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911에 신고해.”

문자를 받은 친구가 곧바로 워커의 집으로 달려갔지만 그가 도착하기 전에 총성이 울렸다.

워커의 상태가 악화하면서 가족들은 집안의 총기를 미리 숨겨두는 조치를 했으나, 워커가 어떻게 했는지 그중 하나를 찾아낸 것으로 보였다.

폴 민은 경찰이 현장에서 워커와 미쉘의 휴대전화 잠금 비밀번호가 적힌 일종의 유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워커가 범행을 미리 계획한 뒤 가족이 사후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비밀번호를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폴 민은 워커가 정신병원 입원 계획을 알아차리고 누나를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커는 이전에도 정신과 치료 시도를 대부분 거부했다고 한다.

폴 민은 누나 부부의 집에서 정신병원 두어곳이 적힌 메모를 찾았다면서 매형이 이 메모를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씨 가족은 1977년 부모와 함께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1.5세대로 알려졌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부모님이 모두 일하러 나가면 미쉘이 폴 등 동생들을 돌봤다고 한다.

미쉘은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고, 1980년대 워커와 만나 결혼했다. 민씨 일가족과 함께 부부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로 이주해 작은 옷가게를 열었다.

이후 미쉘이 직접 디자인한 옷과 액세서리를 섞어 팔기 시작했고, 점점 매장을 확장하고 공장을 세우는 등 사업에 성공했다.

폴 민은 “누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매형에게 헌신했는데, 매형은 누나를 쐈다”면서 “누나는 매형에게 그저 ‘당신이 아팠는데 내가 잘 몰랐다’면서 자책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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