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모 쓰고 “군대 안 가” 인증샷…축구로 옮겨 간 병역특례 논란
박효준 기자
수정 2026-10-04 15:33
입력 2026-10-04 14:39
축구 대표팀, 전역모 인증…“군대 안간다”
안철수 “입대자는 호구냐…군 면제 재고”
“희생은 DMZ 지뢰사고 부상자가 한 것”
나경원 “예체능 병역 특례 제도 개편 논의”
이기인 “국방 의무 다하는 청년 헤아려야”
금메달을 수상한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직 군 면제만 봤다”는 발언이 정치권의 예체능 병역 특례 개편 논의로 다시금 번져가고 있다. 야권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욕보인다”며 현역병과의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군대가 혐오 시설이냐. 매년 입대하는 수많은 청년들은 모두 호구냐”며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의 의식이 이 정도라니 너무나 참담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자신의 특기 분야를 유지하며 544시간의 봉사 활동도 해야 한다. 다만 국가의 복무 점검 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실상 ‘군 면제’로 통한다.
이른바 국위선양의 기준과 현역병과의 형평성 논란으로 정치권에선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폐지가 줄곧 제기되어 왔다. 2023년 21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며 보충역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전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한 후, 양민혁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고, 군 면제 하나만을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에서 16분만을 뛴 박승수 선수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쓰고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인증했으며, 주장인 이기혁 선수도 “9일 뒤 입대였는데, 군대 안 간다”고 말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면제 슛’ 한 골에 국위 선양을 존중하는 나라와 국민의 배려는 새까맣게 잃어버린 자들까지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국가에 헌신하는 분들을 욕보이고 있다”며 “국가를 욕보이고 군대를 혐오하는 국가대표에게 군 면제는 가당치도 않다”고 했다.
또한 “며칠 전 서부 전선에서 북한의 지뢰로 군 장병이 발목을 잃었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위험 지역을 수색하다 다친 참변이다. 국가를 위한다는 것은 이런 희생을 두고 해야 할 말”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예체능 병역 특례 제도의 근본적인 개편 논의를 책임 있게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금메달로 인한 축하보다 병역 특례 논란이 크게 들린다”며 “축구 결승 직후 한 선수는 메달보다 군 면제를 보고 뛰었다고 털어놨다. 야구 금메달로 미필 선수 16명이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고 했다.
나 의원은 “2030 청년 세대들이 ‘BTS도 군대에 가는데 아마추어 선수 이기고 군 면제 받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탓할 일이 아니다. 솔직함은 제도가 만든 것”이라며 “체육·예술 병역 특례가 도입된 1973년에는 메달 하나가 곧 국가 홍보였다. 그 시절에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르다. 세계는 K-팝과 K-드라마, 반도체 스마트폰 등으로 한국을 안다. ‘국위선양’이라는 명분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며 “육·예술 병역 특례 대상 대회와 종목을 지금의 국가 위상에 맞게 다시 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자 유도의 허미미·수영의 김우민·육상의 비웨사와 장민호 대표를 언급하며 “금빛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도전의 가치만으로 금메달처럼 빛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에 ‘군 면제만 보고 뛰었다’는 취지의 발언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같은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과, 함께 응원한 국민을 헤아리는 말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정치도 돌아보겠다. 선수들이 국민에게 위로와 자부심을 드리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냈는지 묻겠다”고 했다.
박효준 기자
세줄 요약
- 축구대표팀 군 면제 발언과 인증샷 논란 확산
- 정치권, 예체능 병역특례 개편·폐지 재점화
- 현역병 형평성·국방의 의무 훼손 비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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