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한다” 길거리 깨끗하기로 유명한 日, 충격적 근황 [이런 日이]
윤예림 기자
수정 2026-10-03 23:41
입력 2026-10-03 23:41
캐리어 불법 투기로 골머리 앓는 일본
오버투어리즘과 ‘민폐’ 외국인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에서 이번에는 여행용 가방(캐리어) 불법 투기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근 도쿄 도시마구 이케부쿠로역 일대 길거리와 공원 등에서 캐리어 불법 투기가 잇따르고 있다.
도시마구가 지난해 길가와 공원, 쓰레기 수거장 등에서 발견한 캐리어는 약 290개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방치되는 캐리어도 함께 늘었다고 구는 설명했다.
방치된 캐리어는 숙박업소가 몰려 있는 이케부쿠로역 주변에서 많이 발견됐다. 숙박시설에 두고 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값싸고 튼튼한 일본산 캐리어를 새로 사거나, 기념품이 다 들어가지 않아 더 큰 가방을 산 뒤 기존 가방을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쿄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6% 늘어난 약 2865만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같은 해 도의 ‘외국인 여행자 행동 특성 조사’에서는 4명 중 1명이 이케부쿠로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5일에는 이케부쿠로의 한 쓰레기 수거장 앞 길가에 캐리어 1개가 방치돼 있었다. 구는 경고 스티커를 붙인 채 현장에 그대로 뒀지만, 1주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대형 폐기물로 수거했다.
인근에 사는 30대 여성은 “최근 몇 년 사이 근처에 숙박업소가 늘면서 길에 버려진 캐리어를 50개 이상은 봤다”며 “외국인이 두고 가는 모습을 직접 본 적도 있다. 규칙은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캐리어에 든) 내용물을 알 수 없어 무섭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주민도 많다. 구 관계자는 “무거운 캐리어는 경찰관이 입회한 가운데 내용물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어 손이 많이 간다”고 전했다.
캐리어를 처분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캐리어는 편의점 등에서 파는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 내놓으면 구가 수거한다. 다만 구민만 대상이어서 외국인 관광객 등은 개별적으로 업체에 처리를 의뢰해야 한다. 요미우리는 “불법 투기된 캐리어는 결국 구민 세금으로 폐기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구는 중고 매입 업체 등과 협약을 맺고, 업체들의 연락처를 영어·중국어·한국어 등으로 소개한 전단을 만들어 구내 숙박시설과 대형 쇼핑몰 등에 배포했다. 공원과 대형 전광판에서도 다국어로 불법 투기 중단을 알리고 있다.
구는 올해 안에 벌칙 조항을 담은 조례를 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캐리어 방치는 도쿄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도 감찰지도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도서 지역을 제외한 도 관리 도로에서 회수한 캐리어는 지난달 16일 기준 모두 50개다.
특히 신주쿠와 아사쿠사 등에서 방치 사례가 두드러졌다. 신주쿠구에서는 지난해 거리에 방치된 캐리어 약 30개를 수거했다.
오버투어리즘을 연구하는 류코쿠대 아베 다이스케 교수는 “시간이 한정된 관광객은 폐기 방법을 알기 어렵거나 번거로우면 제대로 버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광객의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구조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예림 기자
세줄 요약
- 이케부쿠로 일대 캐리어 불법 투기 급증
- 지난해 도시마구 수거만 약 290개 달해
- 주민 불안·세금 부담·내용물 확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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