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킁킁 맡아보면 안다?”…노년의 공포 ‘이 질병’, 냄새로 찾는 연구 나왔다

김성은 기자
수정 2026-09-29 23:00
입력 2026-09-29 23:00
세줄 요약
- 배꼽 냄새로 질환 구분 가능성 제시
- 파킨슨병·인지장애·코로나19 비교 실험
- 표본 적고 실생활 검증은 과제
배꼽 냄새를 분석해 파킨슨병 같은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지난 21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독일 프라운호퍼 집적회로연구소의 토르스텐 그라운케 박사 연구팀은 배꼽에서 채취한 화학 성분을 분석해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배꼽은 피부 탈락 각질과 피지, 땀이 쉽게 쌓이는 신체 부위다. 여기에 세균의 번식이 더해지면서 사람마다 독특한 체취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바로 이 배꼽 냄새가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유용한 지표라고 봤다. 연구팀은 “피지나 땀을 통해 배출되는 특정한 체취는 특정 질환을 조기에 알리는 경고 신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경도인지장애, 코로나19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을 각각 6명씩, 총 24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연구원들은 참가자들의 콧속, 귓바퀴 오목한 부위, 배꼽 등 3곳을 멸균 면봉으로 약 10초간 문질러 화학 시료를 채취했다. 이 부위들은 향수나 비누 같은 외부 물질의 영향을 적게 받아 고유의 체취를 얻기 좋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면봉에 묻은 휘발성 물질에 레이저를 쏘아서 소리 파동으로 변환하는 ‘레이저 광음향 분광법’으로 질환별 화학 지문을 얻어냈다.
이후 통계 분석을 거친 결과 동일한 질환을 앓는 환자끼리 화학 지문 패턴이 매우 유사하며 특히 코와 배꼽 시료에서 그 차이가 가장 명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배꼽에서 채취한 냄새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질환 종류에 따라 냄새 패턴이 명확히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과 경도인지장애 환자 사이에서 냄새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파킨슨병과 코로나19 환자의 냄새는 그 중간 영역에 위치했다.
이는 파킨슨병 같은 특정 질환에 걸리면 정상인과 구분되는 고유한 몸 냄새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냄새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2주 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냄새 시료를 다시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2주가 지난 후에도 동일한 파킨슨병 냄새 패턴이 유지됐다. 이 특유의 체취가 질환에 의해 지속해서 발생하는 특징이라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험 참가자가 24명에 불과해 표본 수가 적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통제된 실험실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비누나 향수, 개인위생 습관, 주변 오염물질 등이 냄새 분석 결과를 교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 생활 환경에서도 이번 연구와 같은 진단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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