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면 빚더미, 전세는 씨 말라”… 눈물의 신혼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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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헌 기자
조중헌 기자
수정 2026-09-29 00:27
입력 2026-09-29 00:27

부담 커지는 신혼부부 주거비

3억 이상 고액 대출 8년 새 4배
서울 전셋값 평균 6.3억원 넘어
“양질 공급·대출 조건 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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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김주혁(32)씨는 결혼하면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월급의 대부분을 대출금을 갚는 데 쓰고 있다. 김씨는 “30년 만기 4.8% 변동금리 상품을 간신히 구했는데 매달 원리금이 310만원씩 나가 허리가 휜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1년 만에 호가가 1억 5000만원 뛰었지만 차익 실현을 못 하니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내년 결혼을 앞둔 최모(28)씨는 아직 살 집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씨는 “전월세는 씨가 말랐고, 집을 사려고 해도 대출을 갚기엔 월급이 모자란다”며 “직장은 서울이지만 아무래도 서울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거 시장’에 첫발을 떼는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나면 월 수백만원의 대출 빚 상환에 허덕이고, 전월세로 신혼집을 장만하려고 해도 매매 가격 수준의 보증금에 그조차도 매물이 없어 ‘주거 진퇴양난’에 빠졌다.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2024년 1억 79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6년 7778만원에서 8년 새 130.1%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집값이 잇달아 오른 만큼 현재 신혼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2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액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도 갈수록 늘고 있다. 대출 잔액이 3억원 이상인 신혼부부 비중은 2016년 5.3%에서 2024년 24.0%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신혼부부 4쌍 중 1쌍은 3억원 이상의 빚을 안고 산다는 뜻이다. 집값이 계속 오르자 월 수백만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영끌 매수’에 나서면서 고액 대출자가 늘었다. 실제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부부는 2015년 5254쌍에서 2024년 1만 5368쌍으로 9년 새 3배로 뛰었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신혼부부의 이자 상환 부담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임대로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은 6억 3662만원이었다. 2024년 5억 5394만원에서 2년 새 8268만원(14.9%) 올랐다.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1월 6억 3424만원도 뛰어넘었다. 중위 전세 가격은 5억 6000만원으로 2년 전 4억 8000만원에서 8000만원(16.7%) 상승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 측면에서는 양질의 주택 공급이 금융 측면에서는 저리 대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 조중헌 기자
세줄 요약
  • 신혼부부 대출 잔액 중앙값 1억7900만원으로 증가
  • 3억 이상 고액 대출 비중 24%로 4배 이상 확대
  • 서울 전셋값 평균 6억3662만원, 임대난 심화
2026-09-29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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