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아닌 ‘직접 개입’?…영국 미군기지 폭탄 테러 배후에 ‘이란 그림자’ 의심 [밀리터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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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28 11:21
입력 2026-09-28 11:21
세줄 요약
  • 페어퍼드 기지 인근 차량폭탄 모의 적발
  • ANFO 실린 밴 3대·용의자 5명 긴급 체포
  • 이란 혁명수비대 직접 개입 가능성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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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영국 공군 페어퍼드 기지 근처에서 폭탄공격 모의 의심 사건이 적발됐다. 사진은 기지에 계류중인 미군 폭격기 모습. AP 연합뉴스
27일 영국 공군 페어퍼드 기지 근처에서 폭탄공격 모의 의심 사건이 적발됐다. 사진은 기지에 계류중인 미군 폭격기 모습. AP 연합뉴스


영국 내 미군 핵심 폭격기 기지를 겨냥한 초대형 차량 폭탄 테러 모의 사건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영국 대테러 당국이 배후로 이란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제3의 대리 세력을 내세워 ‘회색지대’ 공작을 펼치던 이란이 서방 핵심 군사 시설을 직접 타격하려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중동발 정세 불안이 서방 본토로 직접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NFO 폭발물’ 가득 실은 밴 3대…미군 폭격기 출격 기지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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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흐센 레자이 신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모흐센 레자이 신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글로스터셔주 페어퍼드에 위치한 영국 공군 기지 인근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27일(현지시간) 새벽 0시 45분쯤이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무장 경찰은 현장에서 중동계 남성 5명을 긴급 체포하고 질산암모늄 연료유(ANFO) 등 대량의 급조폭발물(IED) 재료가 탑재된 흰색 밴 3대를 확보했다.

사건이 발생한 페어퍼드 기지는 미국 공군 제501 전투지원비행단과 제420 항공기지대대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중동 및 유럽 지역 군사작전 시 미 B-52, B-2 전략폭격기 등이 전진 배치되는 핵심 전략 거점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차량에 실린 폭발물의 양과 수법으로 보아, 기지 내부나 주요 시설을 노린 다중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당국은 즉각 페어퍼드 기지의 경계태세를 최고 단계로 상향했으며 인근 주민 수백 명을 대피시키고 폭발물 처리 로봇을 투입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리전에서 ‘직접 타격’으로?…전술 변화 꾀하는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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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연합 ‘IRAN’ 검색 사진. 로이터 등.
최근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연합 ‘IRAN’ 검색 사진. 로이터 등.


이번 사건에서 안보 당국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배후’다. 영국 대테러 경찰 및 정보기관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연계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의심하고 있다.

앞서 IRGC는 지난 7월 “이란 공격에 동원되는 기지는 모두 정당한 타격 목표”라며 페어퍼드 기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경고한 바 있다. 이번 모의가 이란과 연관돼 있다면 과거처럼 지방 범죄 조직이나 제3의 대리인을 내세웠던 수준을 넘어 이란 국가 기관이 범행 기획과 실행 과정에 훨씬 직접적으로 개입했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이란은 서방과의 직접적인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대리 세력’을 통한 비대칭 공작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작이 실제 이란의 직접 지휘로 확인될 경우 이란이 서방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서방 본토 직접 타격’이라는 강수까지 염두에 두고 전술 노선을 전환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서방 방어망 허점 노출…유럽 안보 전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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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연합 ‘IRAN’ 검색 사진. 로이터 등.
최근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연합 ‘IRAN’ 검색 사진. 로이터 등.


이번 사건은 서방의 대테러 방어망과 핵심 군사 기지 보안에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비록 주민의 조기 신고로 테러 실행 직전 차단되긴 했으나, 대량의 폭발물과 차량이 미군 핵심 기지 턱밑까지 접근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안보적 충격이 크다.

영국 당국은 또 다른 미군 주둔 기지인 레이컨히스 기지의 위협 수준 역시 두 번째로 높은 단계로 즉시 상향하는 등 유럽 내 주요 미군 거점의 경계를 전면 강화했다.

러시아의 사보타주(공작) 및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채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이란의 직접 개입으로 결론 날 경우 영국을 비롯한 NATO 차원의 대(對)이란 보복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동에서의 긴장이 대서양을 건너 서방 본토의 군사 거점까지 위협하면서, 국제 사회의 안보 불안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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