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부족·주민 반발 부딪힌 AI 데이터센터…육지 떠나 북극·바다·우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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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수정 2026-09-26 12:03
입력 2026-09-26 12:03

전력·냉각 찾아 고위도 북극 지역으로
구글·오픈AI·메타 등 빅테크 대규모 투자
국내 조선업계는 바다 위 데이터센터 집중
태양광 활용하는 우주 데이터센터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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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자체 개발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 첫 공개
한화오션, 자체 개발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 첫 공개 한화오션은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에너지 전시회 중 하나인 ‘가스텍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MW급 FDC 모델을 최초로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개발한 FDC 모형. 2026.9.13
한화오션 제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경쟁이 ‘입지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AI 추론의 고도화로 막대한 전력 확보와 안정적인 냉각을 위한 조건은 까다로워진 반면, 전력망 부담과 주민 반발 등으로 새로운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지면서다. 글로벌 기업들은 육지를 넘어 북극권과 바다, 우주까지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후보지로 겨냥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곳은 북극권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이다. 차가운 외기를 활용해 냉각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수력·풍력·원전 등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구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핀란드에 향후 2년간 최소 130억유로(약 21조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원전 운영사 포르툼과 22년간 원전 전력의 최대 50%를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추운 기후를 활용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오픈AI도 노르웨이에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 나르비크에 ‘스타게이트 노르웨이’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오픈AI는 230메가와트(MW) 규모로 시작해 이후 290MW를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초기 목표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10만개를 배치하는 것이다. 수력발전이 풍부하고 기온이 낮은 나르비크의 입지 조건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메타는 북미에서 캐나다 앨버타주 스터전 카운티에 1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 메타는 폐쇄형 액체냉각 시스템과 건식 냉각 방식을 적용해 운영 과정에서 냉각용 물 사용을 없애고,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에 맞먹는 청정에너지를 앨버타 전력망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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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앞바다 해저에 조성될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조감도. 서울신문DB
울산 앞바다 해저에 조성될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조감도. 서울신문DB


국내 조선업계는 육지를 넘어 바다 위에 데이터센터를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선박이나 해상 구조물에 탑재해, 육상의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도 전력과 냉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바닷물을 냉각에 활용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의 핵심 과제인 열 관리에도 유리하다.

한화오션은 지난 13일 자체 개발한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실물 모형을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인 ‘가스텍 2026’에서 처음 공개했다. 해상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바닷물을 활용하는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블록을 조립하듯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모듈화 설계’도 적용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부유식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100MW급 발전 설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오픈AI와 부유식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한 데 이어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 전문기업 ‘무스테리안’과 업무협약 및 엔지니어링 계약을 맺으며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울산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수중 데이터센터인 ‘탄소제로 수중데이터센터 표준모형(모델)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의 냉각을 위한 소비전력 과다, 용지 확보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중 체험관광과 연계하는 것이 목표다. 모듈형 플랫폼은 연말까지 제작을 완료한 뒤 육상 성능 테스트를 거쳐 2027년 가을 실제 해역에 투입돼 시운전에 들어간다.

북극권과 바다가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우주도 잠재력 높은 후보지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고 위성에 AI 연산 장비를 탑재해 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내기 전에 우주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지난달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해 2억 50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궤도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는 위성을 개발하고 있으며, 차세대 위성 ‘스타클라우드-3’을 스페이스X의 ‘스타십’에 실어 발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크다. 진공 상태인 우주에서는 지상처럼 공기나 물을 이용해 열을 식힐 수 없어 별도의 방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성 발사 비용과 우주 방사선, 통신·데이터 전송 비용, 우주쓰레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사 주기와 위성 교체 비용, 데이터 이동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입지는 이제 단순히 땅값이 싼 곳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막대한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식힐 수 있는지가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육상 데이터센터의 한계가 커질수록 데이터센터가 북극권과 바다, 우주로 영역을 넓혀가는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곽소영 기자
세줄 요약
  • 전력 부족·주민 반발로 AI 데이터센터 입지 재편
  • 북극권·바다·우주로 확장되는 새로운 후보지
  • 냉각·전력 확보가 데이터센터 핵심 조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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