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가 한목소리로 지적한 한국경제의 ‘반도체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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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수정 2026-09-25 11:00
입력 2026-09-25 11:00

IMF·OECD·ADB, 올해 성장률 상향
“반도체·AI 수출이 성장 견인”
“AI 투자 조정 시 한국 하방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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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한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3일 3.7%까지 끌어올렸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같은 날 성장률 전망을 3.2%로 상향했다. 다만 세 기관의 전망을 뜯어보면 성장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수출에 기대고 있다는 공통점이 나타난다. 성장률 숫자만으로 경기 회복의 폭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IMF는 지난 7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4월 전망보다 0.7%포인트 높인 2.6%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5%로 0.4%포인트 상향했다. IMF는 한국의 1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강했던 배경으로 AI 하드웨어 수출의 급증을 꼽았다. 한국이 AI 관련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 깊이 편입돼 있어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크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IMF는 AI 관련 투자 사이클이 조정을 받을 경우 한국이 호황기에 누린 만큼 하방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의 전망은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OECD는 지난 23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3.7%로 직전 6월 전망보다 1.1%포인트 높였다. 강한 산업생산과 수출 증가가 상향 조정의 핵심 배경이다. 내년 성장률도 2.6%로 기존보다 0.7%포인트 높였다. 다만 OECD는 올해 성장의 중심에 수출과 생산이 있고, 내년에는 민간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즉 올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힘과 가계가 체감하는 내수 회복의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ADB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ADB는 지난 23일 수정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3.2%로, 직전 7월 보충전망보다 0.6%포인트 높였다. 내년 전망도 2.3%로 0.3%포인트 올렸다. 전망 상향의 핵심 이유는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와 기업 실적 개선이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민간소비의 점진적 회복도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세 기관의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오히려 한국 경제의 특징이 뚜렷해진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OECD 3.7%, ADB 3.2%, IMF 2.6%로 차이가 있지만,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반도체와 AI 수출을 공통적으로 지목한다. 특히 IMF는 한국을 AI 하드웨어 수출의 주요국으로 분류하면서 기술 투자 사이클의 변화가 한국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봤다. OECD 역시 반도체 수출이 성장과 민간투자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체의 회복으로 얼마나 확산되느냐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이 늘면 생산과 설비투자, 법인 실적, 수출입과 경상수지 등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의 높은 부가가치가 곧바로 모든 산업과 가계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OECD가 올해보다 내년 소비 회복을 별도로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수출 부문에서 먼저 나타난 회복이 소비와 서비스업, 중소기업 등 내수 전반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경기의 질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물가와 에너지 가격도 변수다. OECD는 지난 23일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0%로 예상했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가 소비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ADB 역시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2.7%로 전망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미국의 높은 관세 등이 수출과 투자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세종 박기석 기자
세줄 요약
  • IMF·OECD·ADB, 한국 성장률 전망 상향
  • 상향 배경은 반도체·AI 수출 호조
  • 내수 회복 지연과 위험요인도 동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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