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이는 왜 머리를 밀었나…법정 다툼 가는 전남광주 국립의대 신설

강윤혁 기자
수정 2026-09-24 11:00
입력 2026-09-24 11:00
통합특별시, 순천대 신설 후보 추천
목포대 “전남연구원 심사 졸속 주장”
순천대 “국유지 소유 요건 없어” 반박
김원이(전남광주 목포·재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전남권 국립의대 후보 추천 과정을 문제 삼아 삭발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순천대를 의대 신설 후보 대학으로 추천하자 심사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서부권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면서다. 이에 순천대는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도, 있는 사실을 부풀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결국 이 사안은 법정 다툼으로 확산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22일 목포대가 통합특별시를 상대로 제기한 국립 의대 신설 후보 대학 선정·추천 처분 효력 정지 신청 사건의 첫 심문기일이 열리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태다. 재판부는 오는 29일까지 각 쟁점에 관한 자료를 내라고 한 뒤 심문을 마쳤다.
전남권 의대 신설 추진은 1990년 목포상공회의소가 목포대 의대 신설을 당시 문교부에 건의한 것을 시작으로 36년간 지속돼왔다.
순천대를 비롯한 전남 동남권은 여수, 순천, 광양 등 86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사유로 들며 대규모 산업시설이 집중된 산업재해 및 중증 외상 위험을 의대와 대학병원 신설 필요성으로 제기해왔다.
목포대를 비롯한 서부권은 광범위한 해역과 1000여개에 달하는 섬 등의 의료 취약성을 강조하며 서부권의 열악한 의료 여건 해소를 위한 의대와 대학병원 신설을 주장해왔다.
윤석열 정부 시기 의대 증원 정책 추진에 따라 전남권은 의대 정원을 배정받을 기회가 생겼다. 이에 전남 동남권과 서부권은 의대 유치를 전제로 한 지역 대학 통합을 추진하기도 했다.
2024년 12월에는 목포대와 전남도립대 통합 신청서가 교육부에 제출됐고, 뒤이어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계획서도 교육부로 제출됐다.
그러나 2025년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지침도 원상 복귀됐다. 이에 따라 2026년을 목표로 했던 통합대학·통합의대 개교 논의는 무산됐다.
하지만 목포대와 순천대는 이후에도 통합대학·통합의대 개교를 지속 추진하면서 2027년 개교로 목표를 재설정했다. 전남 의원 일부는 통합대학의 이름으로 ‘국립김대중대학교’를 추천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남권 의대 신설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의는 속도를 냈다. 지난 2월에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에 정원 100명을 배정했다.
그러나 목포대와 순천대 간 의대와 대학 본부 소재지를 합의하지 못해 통합 승인 신청서 제출을 못 하게 되면서 2027년 개교 목표도 사실상 무산됐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지난 7월 목포에 의대와 대학 본부를, 순천에 대학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양측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학 통합 과정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양 대학은 이후에도 통합 협상을 이어갔지만, 의대와 대학 본부 배치를 둘러싼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의대 유치 갈등이 지난한 협상 결렬 국면으로 이어지자 교육부는 지난 8월 통합특별시에 ‘지역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추진 계획서’를 8월 20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한다. 정부는 의과대학 없는 지역에 의과대학 신설 추진에 대해 경북과 옛 전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 시장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계획서 제출 시한인 20일을 넘기면 경북에만 의과대학이 신설되고 정원 100명도 모두 경북이 차지할 수 있다며 입장 정리를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이조차 끝내 합의가 결렬되면서 국립경국대가 의대 정원 50명을 신청하면서 남은 50명을 전남광주 몫으로 배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됐다.
결국 민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여 전남광주는 의대 신설 기회를 다시 부여받게 된다.
이에 통합특별시는 전남연구원에 심사를 맡겨 후보 대학을 선정하기로 하고 8월 27일 국립의대 후보 대학 추천 심사를 전남연구원에 위탁한 후 30일 순천대가 89.15점, 목포대가 87.85점을 받아 순천대를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선정하게 된다.
그러나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특히 교원 확보 계획에서만 1.17점 차이가 나 점수 차가 갈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대부지 기확보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격화됐다. 지난달 30일 신설 후보대학 선정 무산에 따른 목포지역 공동입장문 발표를 시작으로 지난 5일 청와대 앞 삭발 집회가 열렸다. 김 의원도 여기서 삭발했다.
목포대를 비롯한 서부권에서는 순천대 의대부지 문제 관련 허위 기재 및 허위 사실 발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설립 관련 법령을 위배했을 뿐만 아니라 공유재산법상 순천시의 시유지에 의대 시설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가 순천시의 시유지를 매입해 순천대 의대부지로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에 대해 “부정행위에 적발된 수험생에게 처벌은커녕 시험이 끝난 후 채점표를 고쳐주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목포대 측은 전남연구원의 졸속 심사를 주장하며 불공정 심사와 직무 유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사위원 8명 중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심사위원의 전문성과 공정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순천대는 지난 17일 대학 입장 발표를 통해 “심사 기준 어디에도 ‘국유지를 소유하라’는 요건은 없다”며 “교지 소유 요건은 설립인가 단계에 적용되는 기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지를 확보했다’는 설명은 공식 문서에 근거한 것”이라며 “선정 이후의 절차는 사후 보완이 아니라 예정된 후속 조치”라고 강조했다.
순천대는 “목포대와 서부권의 오랜 염원을 폄훼할 뜻은 조금도 없다”면서 “전남은 동부와 서부를 가릴 것 없이 의료 취약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강윤혁 기자
세줄 요약
- 순천대 국립의대 후보 선정, 목포대 강력 반발
- 김원이 의원 삭발, 심사 공정성 문제 제기
- 부지 적법성·심사 졸속 논란, 법정 공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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