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물류 넘어 AI·반도체…글로벌 국부펀드 韓 투자 ‘진화’
이준호 기자
수정 2026-09-24 10:00
입력 2026-09-24 10:00
전통 부동산서 미래산업으로 이동
직접투자 넘어 JV·공동투자로 확대
글로벌 국부펀드의 한국 투자 전략이 오피스·리테일 등 전통적인 부동산에서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유망 기업의 지분이나 개별 자산에 투자하는 데서 나아가 전력·데이터센터 등 미래 성장산업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관련 산업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24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투자공사(KIC)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국부펀드·연기금의 국내 투자 규모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확인된 주요 투자 사례를 기준으로 2010~2015년 약 6600억원에서 2016~2020년 약 4조 7800억원, 2021~2026년에는 9조 21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투자 대상은 오피스와 리테일 중심에서 물류·디지털 인프라를 거쳐 AI·반도체·바이오·게임·콘텐츠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 옮겨갔다. 특히 최근 투자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분야는 AI 데이터센터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은 한국의 AI 데이터센터를 주요 관심 분야로 꼽았고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 인베스트먼트)도 AI 데이터센터를 글로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핵심 투자 분야로 평가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AI 데이터센터 건물 자체를 넘어서 전력과 유틸리티·산업가스·반도체 물류 등 주변 인프라까지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산업가스, 유틸리티 등 다양한 인프라 자산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자산을 인수하거나 기업 지분을 사들이는 거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플랫폼과 현지 합작법인(JV), 성장자본, 공동투자 방식이 늘고 있다. KIC 역시 대체자산 전체 기준으로 약 30%가 공동투자로 이뤄져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더 큰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해 온 것이다. KIC는 이러한 공동투자 구조를 전략적 국부펀드에도 적용하면 정부 자금이 해외 투자자들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일영 KIC 사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KB금융과 글로벌대체투자협회(AIMA)가 개최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국투자공사는 창립 이래 가장 큰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며 “정부는 국내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발판으로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를 도입하기로 하고 그 소임을 한국투자공사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KIC의 참여 여부를 투자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이 한국으로 향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C는 내부에 전략계정을 설치하면 기존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리스크 관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기존 외환보유액 위탁자금과 국내 전략산업 투자 계정은 목적·재원·리스크·성과를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앞서 정부는 KIC의 전략투자 규모를 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연내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을 통해 국내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세종 이준호 기자
세줄 요약
- 전통 부동산서 AI·반도체로 투자축 이동
- AI 데이터센터와 전력·유틸리티 인프라 확대
- 공동투자·JV로 정부 자금 마중물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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