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봉쇄 해제까지 추가… 종전 협상 카드 싹 바꾼 이란의 셈법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23 17:46
입력 2026-09-23 17:46
세줄 요약
- 협상 결렬 뒤 이란, 대미 조건 대폭 강화
- 동결 자산 전액 선해제와 예멘 봉쇄 해제 요구
- 재공격 시 단순 보복 넘어 공세 대응 경고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결렬된 이후 이란의 대미 외교·안보 전략이 전면 재편되는 양상이다. 기존의 제한적 대응에서 벗어나 예멘 봉쇄 해제와 동결 자산 선제적 전액 해제 등 대미 협상 조건을 대폭 강화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우린 미국의 장난감 아니다”… 협상 결렬 후 조건 대폭 강화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모헤비 이란 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은 “미국이 합의를 깨고 악랄한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우리도 종전 조건을 강화했다”며 “미국이 제시한 기존의 협상 틀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모헤비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장난감이 아니며 미국이 서명한 합의를 마음대로 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 6월 미국의 대이란 석유 제재 해제, 이란 항구 해상 봉쇄 철회, 해외 동결 자산 단계적 해제 등을 담은 양해각서에 합의했으나, 이행 과정에서 양측의 비난전 속에 합의가 무산된 바 있다.
32조원 선해제 및 ‘예멘 카드’ 신규 등판
이번에 이란이 새로 내건 협상 조건의 핵심은 ‘선(先)조치 요구’와 ‘협상 범위의 확장’이다. 기존의 단계적 해제 방식을 폐기하고, 외교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해외 동결 자산 전액인 240억 달러(약 32조 6000억원)를 먼저 풀 것을 요구했다.
또 기존 합의 의제가 아니었던 예멘 문제까지 종전 조건에 공식 포함시켰다. 모헤비 대변인은 “이제는 예멘 봉쇄 해제를 합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예멘 봉쇄 해제를 카드에 올린 것에 대해 홍해 안보 및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연대(‘저항의 축’)에서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대미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셈법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 봉쇄로 못 꺾어”… 재공격 시 ‘단순 보복’ 넘어선 총력전 경고
이란은 미국의 경제적 제재와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모헤비 대변인은 “경제 봉쇄가 피해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이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이 군사적 재공격을 감행할 경우 대응 수위를 대폭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다시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번에는 단순히 보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최근 미국의 직접 접촉 시도를 거부했다고 밝히며 향후 외교 협상은 이란 외무부를 통해서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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