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쥐가 더 무섭다”…러, 전쟁 밀리자 유럽 전역서 ‘은밀한 공작’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23 16:06
입력 2026-09-23 16:06
나토 영공 침범, 방화·사이버 공격 등 연쇄 교란 행위 기승
나토 지휘부 “푸틴의 과잉 대응 유도 전략… 동맹 분열 말려들지 말아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선에서 불리한 형세가 이어지자 유럽 전역을 상대로 은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와 성동격서식 교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존 스트링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군 부사령관은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안보회의 인터뷰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갈수록 무모해지고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사자 50만·연료난 직격탄… 궁지 몰린 푸틴의 ‘스텔스 도발’
러시아의 이런 도발 수위 상향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성과 부진과 내부적 경제 타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처드 나이튼 영국 참모총장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더딘 진격을 이어가는 동안 50만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으로 러시아 83개 지역 중 80곳에서 연료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등 내부 압박이 극에 달한 상태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을 “궁지에 몰린 쥐”에 비유하며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키기 위해 유럽 내 ‘악의적 활동’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 각국에서는 의문의 사건·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서는 폭발물이 장착된 드론이 발견됐고, 영국에서는 런던 외곽의 드론 공장을 파괴하려던 러시아 측 계획이 저지됐다. 에스토니아 방산업체 화재와 불가리아 무기 저장시설 폭발 등 배후를 특정하기 힘든 사보타주와 방화, 사이버 공격이 전방위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과잉 반응 노린다”… 나토 딜레마 빠뜨린 ‘동맹 쪼개기’ 전략
특히 나토 지휘부를 딜레마에 빠뜨리는 대목은 러시아 드론의 나토 회원국 영공 침범이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드론이나 미사일을 침범시킨 뒤 ‘우발적 사고’나 ‘GPS 교란에 의한 항로 이탈’이라고 주장하는 수법을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모호한 도발은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나토 조약 5조) 발동 여부를 두고 회원국 간 갈등을 유도하려는 푸틴의 전략적 노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트링어 부사령관은 “러시아가 나토의 성급하고 과잉된 반응을 끌어내 동맹을 갈라놓으려 할 수 있다”며 회원국들에 냉정한 대응을 당부했다. 영국과 발트 3국 역시 러시아가 나토와의 직접적인 재래식 군사 충돌을 바라는 상태는 아니라고 보면서도, 서방의 지원을 흔들기 위한 은밀한 공작은 푸틴의 군사적 목표가 바뀌기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세줄 요약
- 전선 부진 속 러시아의 유럽 은밀 공작 강화
- 사보타주·방화·사이버 공격·드론 침범 확산
- 나토, 과잉 대응 유도한 동맹 분열 전략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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