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신입생 모집인데…지역의대 신설, 소송 등 난항

김가현 기자
수정 2026-09-24 12:00
입력 2026-09-24 12:00
지역 국립의대 신설 정원 연 100명
순천대 부지 두고 ‘취소 소송’ 등 갈등
정부, 사법 판단 이후 선정 검토 재개
정부가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지역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신설 후보지인 전남에서 잡음이 발생하며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올해 안에 신설 의대를 선정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정책 추진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의대 신설은 정부가 지역 의료인력 확충을 목표로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2030학년도부터 신설 의대에 연간 100명의 정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경북과 전남광주가 의대 신설 대상지로, 경북은 경상국립대를 전남광주는 국립순천대를 추진 대학으로 선정했다. 다만 경북의 경우 정원을 50명만 신청해, 두 지역에 정원을 나눠 배정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2027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늘려 2024학년도 3058명이던 전국 의대 정원을 2027학년도 3548명, 2028~2031학년도 3671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의대 증원분에는 지역의사제가 적용된다. 지역의대를 통해 별도로 확보되는 정원 100명 역시 지역의사제로 선발된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운영하는 지역의대설립기획단은 두 곳이 제출한 의대 신설 추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 의료 수요와 의료취약도, 의학교육 시설, 교육병원, 교원 확보 계획, 2030년 개교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신설 지역과 정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전남광주시가 동부권인 순천대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남권(국립목포대)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남권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과 1.3점 차이로 결정된 심사 결과임에도 평가 기준과 채점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부지 확보와 교육시설, 교원 확보 등 의대 설립의 핵심 조건이 제대로 검증됐는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격차를 실질적으로 줄이고 공공의료를 강화할 방안보다 경제논리가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남권과 목포대는 순천대가 선정된 것에 항의하며 후보 선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국립 의대 신설 후보 대학 선정·추천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22일 이 사건의 첫 심문에서 오는 29일까지 관련 자료를 추가로 제출 받은 뒤, 집행정지 신청의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자료 검토 기간을 고려하면 10월 이후에 재판부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은 의대 및 병원 부지 확보 여부다. 목포를 지역구로 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남광주시에서 제출받은 순천대 의대 신설 추진계획에 따르면 순천대는 의대 교지와 교육병원 부지 15만 1719㎡를 이미 확보했다고 기재했다. 김 의원과 목포대 측은 해당 부지가 순천대가 아닌 순천시 소유기 때문에 해당 표현은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순천시 부지가 자연녹지지역 임야인 것을 감안하면 용도변경에 시간이 걸려 2030학년도 신입생 유치라는 정부의 시간표를 맞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목포대는 건축이 즉시 가능한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는 것이다. 반면 전남광주시와 순천 측은 이번 심사가 현재의 부지 소유권 자체가 아니라 향후 ‘부지 확보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맞다.
심사위원의 전문성을 둘러싼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목포대와 서남권에서는 당초 심사 운영방안에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 등이 제시됐지만, 실제 심사위원에 건축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사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 신설 의대 선정 검토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진행되고 있는 소송이 있기 때문에 우선 그 결과를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서한을 보내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확정 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북 지역은 전남광주 지역 내 분쟁으로 덩달아 선정 지연을 겪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안동·예천 경북도청신도시의 13만 362㎡ 부지에 의대와 500병상 이상 규모의 부속병원을 건립하고 기초·임상교수 112명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예상 사업비는 의대 1603억원, 부속병원 3292억원 등 모두 4895억원이다. 경북은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소재 병원이 한 곳도 없고,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도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돈다는 점을 의대 설립의 근거로 들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는 경북과 전남광주 가운데 한 곳만 선정할지, 두 지역 모두에 의대를 설치하고 100명을 나눠 배정할지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전국 17개 광역 단위 행정 구역 중 전남 지역에만 의대가 한 곳도 없는 점을 감안하면 전남 지역에 많은 정원이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김가현 기자
세줄 요약
- 2030년 개교 목표 지역의대 신설 추진
- 전남 순천대 선정 반발과 소송 제기
- 부지·병원·심사 공정성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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