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면허’ 쥘 7대 007 제임스 본드는 누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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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수정 2026-09-23 13:29
입력 2026-09-23 13:26

64주년 앞둔 ‘007’, 7대 주인공 오디션 중
교황 선출보다도 까다로운 배역 선정 과정
10월 5일 ‘글로벌 제임스 본드 데이’ 주목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막강한 파급력을 자랑하는 스파이 액션 프랜차이즈 ‘007 시리즈’가 긴 공백기를 깨고 차기작 제작을 향한 본격적인 돛을 올렸다. ‘노 타임 투 다이(2021)’를 끝으로 다니엘 크레이가 6대 제임스 본드 자리에서 퇴장한 이후 수년 동안 할리우드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7대 본드 캐스팅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역대 가장 오랜 공백기 속에서 007 시리즈의 판권을 인수한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극비리에 오디션을 개시하면서 글로벌 영화계의 이목이 영국 런던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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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007 시리즈 주인공들. 왼쪽부터 티모시 달튼(4대), 조지 레이전비(2대), 숀 코너리(1대), 피어스 브로스넌(5대), 로저 무어(3대), 다니엘 크레이그(6대) 사진 인스타그램 @
역대 007 시리즈 주인공들. 왼쪽부터 티모시 달튼(4대), 조지 레이전비(2대), 숀 코너리(1대), 피어스 브로스넌(5대), 로저 무어(3대), 다니엘 크레이그(6대) 사진 인스타그램 @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차기작인 ‘본드 26(가제)’의 주연 오디션은 이미 최종 단계인 3파전 구도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비평가들과 도박사들이 꼽는 1순위 후보로는 영국 출신의 신성 애런 테일러-존슨이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할리우드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제이콥 엘로디(호주)와 드라마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칼럼 터너(영국) 등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영화 ‘듄’ 시리즈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유력한 메가폰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감독과 주연 배우의 조합을 두고 제작진의 막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64년에 달하는 007 역사 동안 ‘제임스 본드’ 타이틀을 얻은 배우는 단 6명(숀 코너리, 조지 레이전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에 불과하다. BBC는 같은 기간 영국 총리가 수없이 바뀌고 달을 밟은 지구인이 12명이나 되는 것에 비하면 ‘교황 선출보다 007 배역 바꾸기가 더 어렵다’는 영화계의 오랜 격언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제작자 바버라 브로콜리가 제시한 차기 본드의 절대 조건은 대단히 까다롭다. #향후 10년에서 15년 동안 007 시리즈를 책임질 수 있는 #30대 전후의 젊은 연령대여야 하며 #배우의 명성이 캐릭터를 가리지 않도록 인지도가 너무 높지 않은 원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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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애런 테일러-존슨(영국), 칼럼 터너(영국), 제이콥 엘로디(호주). 출처 각 배우 공식 사진첩
왼쪽부터 애런 테일러-존슨(영국), 칼럼 터너(영국), 제이콥 엘로디(호주). 출처 각 배우 공식 사진첩


전통적인 007 오디션 방식 역시 할리우드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배우 후보들은 화려한 액션이나 대규모 폭발 장면 대신 1963년 작품 <007 위기일발>의 상징적인 시퀀스를 재연해야 한다. 반드시 완벽한 맞춤형 턱시도를 착용한 채 침대에 누워 여배우를 유혹하는 대사를 소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임스 본드 특유의 ‘노력하지 않는 우아함(Effortless Charm)’과 스크린을 단숨에 장악하는 독보적인 섹시미를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과거 6대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인공으로 낙점되었을 당시 007 골수팬들은 “키가 작고 금발인 본드는 원작에 대한 모욕”이라며 영화 보이콧 운동까지 벌였었다. 하지만 그가 불리한 신체를 뛰어넘는 치명적인 매력을 선보이며 데뷔작 <카지노 로얄>(2006) 한 편으로 평단과 관객의 우려를 완벽한 찬사로 뒤바꾼 일은 지금도 영화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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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카지노 로얄(2006) 포스터
007 카지노 로얄(2006) 포스터


이번 차기작은 미국 거대 자본인 아마존이 판권을 쥔 이후 제작되는 첫 번째 영화라는 점에서 국적 논란 같은 장외 설전도 뜨겁다. 특히 호주 국적의 제이콥 엘로디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자 전임 5대 본드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제임스 본드는 마땅히 영국 영연방의 혈통과 품위를 이어받은 영국 배우가 맡아야 마땅하다”며 미국식 자본에 의한 캐릭터 변질을 경계하는 발언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마존 MGM과 프로듀서 측은 오는 10월 5일 ‘글로벌 제임스 본드 데이’에 맞춰 차기 본드를 공식 발표할 계획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1962년 최초의 007 영화인 <007 살인번호(Dr.No)>가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역사적인 날이다. 각본가 스티븐 나이트가 집필 중인 <본드 26>은 본드가 살인면허를 받기 전인 MI6 커리어 초창기를 다루는 내용으로 리부트가 될 전망이다.

전작에서 본드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며 막을 내렸지만, 전 세계 영화 팬들은 이번 가을 암전된 스크린 위에 다시 떠오를 불멸의 시그니처 문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제임스 본드는 돌아온다(James Bond will return)”

최재헌 기자
세줄 요약
  • 007 차기 본드 오디션, 최종 3파전 압축
  • 애런 테일러-존슨 선두, 엘로디·터너 추격
  • 아마존 MGM, 10월 5일 공식 발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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