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시대라 없앴더니 불편?…자동차에 다시 돌아온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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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수정 2026-09-25 14:00
입력 2026-09-25 14:00

신형 아반떼, 주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뉴 토레스도 고객 불편 반영해 다이얼 복원
페라리·폭스바겐·벤츠도 물리 조작 확대
유로NCAP 평가 강화…안전성 논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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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디 올 뉴 아반떼’의 실내. 대형 화면 아래에 공조와 시트, 미디어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바로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아반떼’의 실내. 대형 화면 아래에 공조와 시트, 미디어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바로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
현대차 제공


자동차 실내에서 사라지는 듯했던 버튼과 다이얼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대형 화면을 중심으로 공조장치부터 오디오, 각종 차량 기능까지 화면 안에 넣었던 완성차 업체들이 운전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다시 손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는 것이다. ‘버튼 없는 차’를 향했던 자동차 실내가 터치스크린과 물리 조작계를 적절히 섞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달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가 대표적이다. 차세대 차량용 정보·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해 대형 화면 중심의 디지털 환경을 구현하면서도 화면 아래에는 공조와 시트, 미디어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바로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별도로 배치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주요 기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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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KGM) ‘뉴 토레스’의 실내. 완전 터치식 공조장치에 대한 고객 불편 의견을 반영해 물리 다이얼과 터치 버튼을 결합한 공조 조작계를 적용했다.  KGM 제공
KG모빌리티(KGM) ‘뉴 토레스’의 실내. 완전 터치식 공조장치에 대한 고객 불편 의견을 반영해 물리 다이얼과 터치 버튼을 결합한 공조 조작계를 적용했다.
KGM 제공


아예 터치 중심에서 물리 조작계로 되돌아간 사례도 있다. KG모빌리티(KGM)가 지난 5월 출시한 ‘뉴 토레스’는 기존 터치 중심의 공조 조작계를 물리 다이얼과 터치 버튼을 결합한 형태로 바꿨다. KGM은 “완전 터치식 공조 시스템에 대한 불편 의견을 반영한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식 변속기도 일반적인 레버 형태로 바꿔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해외에서도 ‘버튼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페라리는 최근 몇 년간 운전대에 손가락을 대거나 쓸어 조작하는 터치식 장치를 적극 적용했지만 지난해 공개한 ‘아말피’에는 물리 버튼을 다시 넣었다. 페라리는 새 운전대를 두고 ‘물리적 조작으로의 복귀’라고 표현했다. 시동을 비롯해 주행보조와 전화, 음성명령 등 주요 기능을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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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전기차 ‘ID.폴로’의 실내. 대형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면서도 운전대에는 물리 버튼을, 중앙 화면 아래에는 공조 등 주요 기능을 조작하는 별도 버튼을 배치했다.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 전기차 ‘ID.폴로’의 실내. 대형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면서도 운전대에는 물리 버튼을, 중앙 화면 아래에는 공조 등 주요 기능을 조작하는 별도 버튼을 배치했다.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도 새 전기차 ‘ID.폴로’에 대형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면서 운전대에는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 공조와 비상등 등 자주 쓰는 기능에는 별도 버튼을 두고, 센터콘솔(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부)에는 음량과 곡 등을 조절하는 회전식 다이얼을 넣었다. 폭스바겐은 고객 의견을 반영해 조작 방식을 다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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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S클래스의 실내. 고객 의견을 반영해 운전대에 주행보조 기능을 조작하는 스위치와 음량 조절용 롤러 등 물리 조작계를 다시 적용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S클래스의 실내. 고객 의견을 반영해 운전대에 주행보조 기능을 조작하는 스위치와 음량 조절용 롤러 등 물리 조작계를 다시 적용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지난달 국내 출시한 신형 S클래스의 운전대에 물리 조작계를 다시 적용했다. 운전대 왼쪽에는 속도제한장치와 앞차와의 간격을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주행보조 기능 ‘디스트로닉’을 조작하는 스위치를, 오른쪽에는 음량 조절용 롤러를 배치했다. 손가락 터치로 조작하는 패널도 함께 유지했다. 벤츠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이 같은 조작 방식을 다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버튼을 다시 꺼내는 데는 안전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성 평가기관 유로 NCAP은 올해부터 운전자와 차량 간 조작체계 평가를 강화했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경적, 와이퍼, 전조등 등 운전 중 중요한 기능을 얼마나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지가 평가 대상이다. 유로 NCAP은 터치스크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며 “버튼을 되돌리자”고 강조해 왔다.

터치스크린의 주의분산 문제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교통연구 파트F: 교통심리와 행동’(Transportation Research Part F: Traffic Psychology and Behaviour)에 실린 연구에서 운전자 32명이 주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조명과 와이퍼, 방향지시등, 비상등, 공조장치 등을 터치스크린과 물리 조작계로 각각 조작했다. 두 번 이상의 조작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때 작업 시간이 길어지고 운전 수행도 나빠졌다. 화면을 바라보는 데 따른 시각적 주의분산도 터치스크린을 이용할 때 더 컸다.

그렇다고 자동차에서 터치스크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각종 기능을 제어하고 업데이트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진화하면서 화면과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대신 모든 기능을 화면 속에 넣기보다 공조나 음량 조절처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버튼과 다이얼로 남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자동차 실내의 경쟁이 ‘화면이냐 버튼이냐’에서 ‘무엇을 화면에 넣고 무엇을 손끝에 남길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하종훈 기자
세줄 요약
  • 버튼·다이얼 복귀, 자동차 실내 재편 흐름
  • 아반떼·토레스·수입차, 물리 조작계 재도입
  • 안전성 평가 강화와 주의분산 연구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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