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P 오르면 가계 이자 3.3조 늘어
이미 취약차주 연체율 10.4% 달해
늘린 가계대출 총량 한 달 안 돼 소진
한국은행이 지난 7~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충격이 내년 봄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때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모두 7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약 5개월 뒤 가장 크게 오른다. 이후 가계·기업의 전체 연체율은 약 15개월 뒤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충격을 견딜 여력이 부족한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은 약 9개월 만에 연체율 상승 폭이 가장 커졌다. 전체 차주보다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6개월가량 먼저 닥치는 셈이다. 한은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 올린 점을 고려하면 취약가계와 중소기업의 연체 압력은 내년 4~5월쯤 가장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기업 전체의 연체율은 내년 10~11월쯤 금리 인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이 가계에서 3조 3000억원, 기업에서 3조 7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계와 기업을 합치면 약 7조원 규모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기 전부터 취약차주의 체력이 이미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은 10.39%로 전체 가계 연체율(0.98%)의 10배를 웃돌았다. 취약차주는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나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를 말한다. 금융시장의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도 나빠졌다. 중장기 금융불균형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로 올해 2분기 46.5까지 올라 9분기 연속 상승했다. 단기 금융불안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도 지난달 19.5로 주의 단계(12~24)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도 올해 연간 증가 목표치를 빠르게 채웠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52조 2617억원으로 지난해 말(644조 9700억원)보다 7조 2918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이 지난달 말 금융당국과 협의해 새롭게 설정한 연간 증가 목표치(약 7조 1100억원)를 2000억원 가까이 넘어섰다. 다만 금융위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별도 관리하기로 한 항목도 포함한 증가액인 만큼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승연·황인주 기자
세줄 요약
-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 내년 봄 취약차주부터 본격화
- 금리 0.25%포인트 인상 때 이자 부담 연 7조원 증가
- 전체 연체율은 15개월 뒤 정점, 취약층은 9개월 만에 상승
2026-09-23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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