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가볍게, 오래가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술 나왔다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22 11:30
입력 2026-09-22 11:30
세줄 요약
- 무음극 전지 수명 저하 원인 덴드라이트 억제 기술 개발
- 구리판 미세 관 구조와 맥신 코팅으로 리튬 균일 도금 유도
- 전기차 배터리 경량화·고에너지화 실용화 기반 제시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경북대, 나노종합기술원 공동 연구팀은 충전된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같은 음극재를 없애 무게와 공간을 줄인 무음극 전지 제작 과정에서 반도체 소자 제작에 쓰이는 초미세 공정을 적용해 리튬이 가시처럼 자라 수명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해결해 무음극 전지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일반적 리튬이온전지는 충전된 리튬을 음극재에 저장한다. 무음극 전지는 별도의 음극재 없이 얇은 구리판 위에 리튬을 직접 쌓는다. 음극재가 차지하던 무게와 공간을 줄일 수 있어 같은 크기의 배터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충·방전을 반복하면 리튬이 구리판 위에 고르게 쌓이지 않고 나뭇가지나 가시처럼 자라는 덴드라이트 현상이 발생한다. 리튬을 보호하는 막도 불안정해져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이 빠르게 떨어진다.
이전에는 무음극 전지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리튬을 여분으로 넣거나 표면에 두꺼운 보호층을 덧붙였다. 사용 중 줄어들 리튬을 미리 보충하거나 외부에 보호막을 씌우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재료가 늘어나 배터리가 무겁고 두꺼워져 무음극 전지의 장점인 작고 가벼움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이에 연구팀은 재료를 더 넣는 대신 리튬이 쌓이는 구리판 자체를 바꿨다. 구리판 표면에 미세한 관 모양의 구조를 만들어 리튬이 한곳에 몰리지 않고 넓게 나뉘어 쌓이도록 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를 정밀하게 가공할 때 사용하는 ‘2차 스퍼터링 리소그래피’(SSL) 공정을 활용했다. 구리판에 지름 약 300㎚(나노미터), 높이 약 150㎚의 미세한 관을 만들어 리튬이 닿는 면적이 평평한 구리판보다 약 4배 넓어져 리튬이 뾰족하게 자라기 어려워졌다.
이와 동시에 구리판 위에 ‘맥신’이라는 2차원 신소재를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분의 1 수준인 약 10㎚ 두께로 코팅했다. 맥신은 완성된 보호막을 씌우는 것이 아니라 보호막을 만드는 성분을 끌어모으는 밑칠처럼 작용해 배터리가 작동하면 맥신 표면에 리튬 플루오라이드가 풍부한 단단한 보호막이 형성된다. 이 보호막은 리튬과 전해질 사이의 불필요한 반응을 줄이고 리튬이 가시처럼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
이진우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해질을 바꾸거나 여분의 리튬을 넣지 않고, 반도체 초미세 공정으로 리튬이 고르게 쌓일 공간과 안정적인 보호막을 함께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배터리 무게와 부피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수명을 늘려 고에너지 무음극 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길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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