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노쇼? 일본 ‘겐세이’쯤이야…금메달 남자농구 “커피나 한잔해~”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21 07:00
입력 2026-09-21 07:00
오전 훈련 위한 버스 안 나타나는 사고
불평·불만 대신 긍정적 생각하며 넘겨
20분 기다린 장재석 “내가 커피 샀다”
엉터리 대접에도 12년 만에 우승 일궈
제대로 ‘겐세이’(방해를 뜻하는 일본어)를 당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굴하지 않았다. 커피 한잔하며 산책하기에 날씨가 참 좋았고 시간이 난 김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짧고 소중한 여유는 결국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남자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67-57로 꺾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훈련장 이동을 위한 차량이 오지 않아 훈련하지 못하는 황당한 사건을 겪고도 이뤄낸 값진 승리였다.
선수들은 이날 결승전에 앞서 슈팅 훈련을 하며 몸을 풀 계획이었다. 호텔 앞에 10시까지 모였는데 오기로 한 버스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20분쯤 기다렸다가 선수들도 결국 포기했다.
짜증이 날 법한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은 산책을 택했다. 선수들끼리 “이게 더 좋을 수도 있다”며 희망회로도 가동했다. 장재석은 “밖에서 기다렸는데 안 와서 그냥 한 바퀴 걸었다”면서 “내가 커피를 샀다”고 밝혔다. 여러 이야기가 오갔고 “꼭 금메달 따자”고 각오를 다졌다.
훈련을 하지 못한 탓에 선수들의 몸이 무거운 부작용도 있었다. 그래도 상황을 탓하고 싶지 않았다. 대표팀 주장 이승현은 “경기 나와서 지면 어찌 됐든 지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당황해서 비밀로 하자고 했는데 먼저 기사가 나서 당황했다. 그런 것도 다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역시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만 조절하자고 했다”면서 “버스가 안 와서 선수들은 같이 산책했다. 날씨도 좋아서 즐기며 산책하고 카페도 가고 좋은 시간 보냈다”고 웃어넘겼다.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한국의 우승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에서 일군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번에는 일본에서 일궜다.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12년 주기 우승설’도 완성했고 아시안게임 통산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일본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했기에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마무리였다.
나고야 류재민 기자
세줄 요약
- 버스 노쇼로 훈련 무산, 선수단 산책 선택
- 커피 한잔과 대화로 분위기 전환, 결승 준비
- 일본 67-57 제압,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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