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중국 안 건드린다”…트럼프, 대만 무기 지원 ‘일시정지’ 누른 내막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19 18:21
입력 2026-09-19 18:21
세줄 요약
- 대만 무기 판매 발표, 연말 이후 연기 검토
-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중국 자극 회피 계산
- 의회·대만 반발 속 시한부 연기로 절충
미국 정부가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 발표를 올 연말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전격 검토하고 나섰다. 연쇄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거대한 외교적 이벤트를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 지원 카드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베이징의 ‘비공개 메시지’ 작동했나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대만 무기 판매 승인 시점을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12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장 오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정상회담을 비롯해 연말까지 잇따라 대면할 예정이다. 베이징 측은 시 주석의 방미와 연쇄 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에 “신규 무기 판매 발표를 보류해 달라”는 뜻을 비공개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 협상 및 한반도·중동 정세 등 양국 간 굵직한 난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가장 예민한 ‘대만 문제’를 건드려 회담 판 전체를 흔들지 않겠다는 트럼프식 현상 유지 계산이 작용한 셈이다.
“임기 말까지 묶어두자” 대담한 구상… 의회·강경파 반발로 ‘절충’
흥미로운 대목은 백악관의 속내다. 미 외교안보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번 승인 결정을 2028년 말이나 2029년 초, 즉 자신의 현 임기 말까지 장기 보류하는 구상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알려지자 워싱턴 내 대중(對中) 강경파 의원들과 대만 로비스트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무기 판매를 장기간 동결할 경우 대만의 자위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백악관은 정상회담 국면이 정리되는 연말까지 일단 발표를 미루는 ‘시한부 연기’ 선에서 대중 강경파와의 입장을 절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실제 인도 차질은 미미… 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불가피
일각에서는 무기 판매 승인 발표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대만의 실제 무기 도입 일정에는 당장 치명적인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글로벌 방산업체들의 생산 병목 현상과 우크라이나·중동 전선 우선 배정 등으로 인해 대만의 기존 주문 물량 자체가 장기 대기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빅이벤트를 위해 대만 안보 이슈를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회담 성과를 위해 대만 무기 지원의 ‘일시정지’를 누른 트럼프의 외교적 결정이 연말 미·중 관계에 훈풍을 가져올지, 혹은 워싱턴 정가에서 또 다른 안보 거래 논란을 부를지 주목된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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