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찬밥신세 농어촌’…수백조 소득 9대 대기업 기금엔 700억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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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수정 2026-09-18 16:44
입력 2026-09-18 16:44

10년간 누적 매출액 대비 0.0006%
대·중소기업기금엔 1조 5000억원
윤준병 “사회적 대타협 내팽개쳐”
“시장 개방 고통 감내한 농어민”
“대기업 노골적인 ‘농어촌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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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농어촌에 비해 수출 혜택으로 수백조 원대 매출을 기록한 국내 9대 대기업들이 10년간 농어촌상생협력기금으로는 700억 원을 출연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준병 의원이 18일 대·중소기업·농어업상생협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9대 대기업(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한화, HD현대, GS)의 2017년부터 2026년 6월까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총액은 다년 협약 잔액을 포함해 701억 65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대 대기업의 10년간 누적 공시 매출액 합계(약 1경 2286조 원) 대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비율은 평균 0.0006%에 불과했다. 한화(0.0002%), 삼성(0.0004%), HD현대(0.0004%), GS(0.0004%), SK(0.0005%), 현대자동차(0.0005%) 등 대다수 대기업이 매출액의 10만분의 1도 안 되는 극미한 금액만을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 생색내기로 낸 셈이다.

같은 기간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 총액은 1조 5102억 원으로 21배가 넘었다.

기업별 출연 격차도 극심했다. HD현대의 경우 대·중소기업기금에는 913억 원을 냈지만, 농어촌기금에는 20억 6000만 원을 내 44.3배 격차를 보였다. 삼성도 대·중소기업기금에는 5909억 원을 출연하는 동안 농어촌기금에는 151억 2500만 원을 내 39.1배의 차이를 보였다. 현대자동차는 대·중소기업기금 2046억 원 대비 농어촌기금 112억 9500만 원으로 27.0배, SK는 2150억 원 대비 81억 4700만 원으로 26.4배, 포스코가 1436억 원 대비 58억 2100만 원으로 24.7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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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준병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인재개발원·연구원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준병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인재개발원·연구원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제도적 유인 구조의 한계 때문에 농어촌기금이 ‘찬밥 신세’ 취급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중소기업기금은 출연 시 공정거래협약 평가 및 동반성장지수 평가제 직접 가점이 반영돼 공공입찰 등 경영상 직접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반면 농어촌기금은 순수한 자발적 기부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기업들이 법적·제도적으로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농어촌 지원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해수위는 다음 달 7일 농림축산식품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이강만 한화그룹 사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등을 상대로 농어촌기금 출연 저조 문제를 지적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FTA 체결 당시 제조업 등 수출 대기업이 얻는 이익을 농어촌과 나누겠다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만들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대기업들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유리한 중소기업 기금에만 1조 5000억 원을 쏟아붓고 농어촌기금은 철저히 팽개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시장 개방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한 농어민과의 약속을 짓밟은 대기업의 파렴치한 배임 행위이자 노골적인 ‘농어촌 패싱’”이라며 “기업의 자발적 선의에만 기댄 현행 상생 기금 조성 방식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세줄 요약
  • FTA 수혜 대기업, 농어촌기금 출연 저조
  • 10년간 701억 원, 매출 대비 0.0006% 수준
  • 인센티브 부족에 농어촌 지원 외면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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