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행세하며 3400억 매수… 3년간 주가 띄워 62억 챙겼다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9-18 10:39
입력 2026-09-18 10:39
와인·미식모임서 의사 등 26명 모집
3400억어치 매수…1만 5908회 시세조종
지인계좌 이득 497억 추산
‘성공한 슈퍼개미’ 이미지를 내세워 수백억원대 자금을 끌어모은 뒤 3년 넘게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종해 6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업투자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코인업자와 사채업자에게서 120억원을 빌리고 차액결제거래(CFD) 등 레버리지까지 동원해 약 34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김민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전업투자자 A(35)씨를 지난 17일 구속기소하고, 범행을 도운 전업투자자 B(36)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코스닥 상장사 한 곳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고급 와인모임과 미식모임 등에서 만난 사업가와 의사 등 26명에게 투자수익을 나눠주겠다며 접근했다. 이들로부터 47개 증권계좌와 6개 CFD 계좌, 투자자금을 넘겨받고 코인업자와 사채업자에게서 약 120억원을 빌렸다.
범행 기간 계좌에 입금된 돈은 745억원이었지만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CFD 등 레버리지를 이용해 모두 34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는 해당 종목 보유량을 40% 이상까지 늘리며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뒤 고가매수 주문과 통정매매 등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가 조금만 내려가도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할 상황에 놓이자 친구인 B씨에게 고가매수와 통정매매를 부탁하는 등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1만 5908회에 걸친 주문으로 시세조종에도 나섰다.
해당 종목 주가는 범행 초기 1만 1800원에서 4만 5800원까지 올랐고 한때 5만 1100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2023년 5월 증권사가 A씨 보유 주식에 대한 연쇄 반대매매에 나서면서 주가는 나흘 만에 4만 5800원에서 2만 2050원으로 반토막 났다.
검찰은 A씨가 자기 계산으로 거래한 계좌에서만 약 6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그가 일임받아 운용한 지인들의 계좌까지 포함하면 발생 이득은 약 49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A씨는 등록 없이 다수 투자자의 계좌를 운용하면서 투자일임 대가로 16억 5151만원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범죄수익을 동거녀의 고급 스파 사업비와 생활비 등에 사용하고, 자신은 고급 빌라에 거주하며 매달 2000만~3000만원의 카드대금을 쓰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시세조종 의심 종목을 모니터링하다 혐의를 포착해 2024년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A씨는 공범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계좌를 맡긴 지인들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통화 녹음파일 등을 확보하고 금감원에 추가 분석을 의뢰해 범행을 확인했다.
손지연 기자
세줄 요약
- ‘슈퍼개미’ 이미지로 투자자 자금과 계좌 확보
- 레버리지 동원해 3400억원 매수, 시세조종 반복
- 62억원 부당이득, 증거인멸 시도까지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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