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후보, 이번엔 회장 대신 사외이사에 줄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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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주 기자
황인주 기자
수정 2026-09-18 00:51
입력 2026-09-17 19:54

KB·신한, 자회사 임추위에 추천권
BNK금융 ‘상시 추천’ 개정안 의결
이찬진 “승계절차 미흡” 지적에 조치
“사외이사 정보 부족… 평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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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이 측근을 은행장 등에 앉히는 것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계열사 대표 후보 추천권을 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이 회장 대신 사외이사에게 줄을 서거나, 정보가 부족한 사외이사가 후보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금융 등은 은행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은행장 후보 추천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은행 임추위가 상시 후보군을 추천하도록 하는 경영승계계획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지주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지주 회장의 인사 권한을 분산하고 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는 지주 회장과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은행장 후보를 정하면 은행 임추위가 적격성을 심사한다. 개선안은 은행 임추위도 후보를 추천하고 지주 자추위가 다시 심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외이사에게 추천권만 주는 것이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상근인 사외이사는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분한 정보 없이 권한만 강화하면 사외이사가 경영진이나 외부 세력의 의견에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장 후보들이 사외이사에게 줄을 설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는 한 부행장이 인맥 관리를 위해 올해에만 사비로 수천만원을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은행 대부분이 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라는 점도 한계다. 은행 사외이사 선임에도 지주의 영향력이 작용한다. 은행 임추위가 후보를 추천해도 지주 자추위가 최종 후보를 정한다면 ‘짜고 치는 절차’에 그칠 수 있다.

회장에게 자회사 경영의 책임을 물으면서 함께 일할 CEO를 고를 권한은 제한하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가 생길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반대로 최종 결정권을 지주 자추위가 갖는 한 회장 중심의 인사 구조도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천권을 누가 갖느냐보다 후보를 만들고 평가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가 기준과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 후보 탈락 사유 등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5대 금융지주 계열사 CEO는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NH농협금융 7명 등 모두 54명이다.

황인주 기자
세줄 요약
  • 사외이사 임추위에 은행장 후보 추천권 부여 추진
  • 회장 권한 분산 취지, 정보 부족과 줄서기 우려
  • 최종 심사권 가진 지주 영향력 여전 지적
2026-09-18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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