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뽑은 워시의 반격…트럼프 압박에도 긴축 직진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9-18 00:45
입력 2026-09-18 00:15
‘만장일치’ 금리 인상 배경 설명
인상 후 회견 28분 만에 ‘속전속결’“연준 권한으로 결정” 독립성 강조
트럼프 “금리 1%거나 그 이하여야”
연준 성토했지만 인신공격은 자제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6일(현지시간) 긴축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잡은 것은 인플레이션과 고유가가 겹친 경제 상황의 엄중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취임 때만 해도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합리적 매파’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후 가진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은 28분여 만에 종료됐다. 과거 연준 의장 회견이 45분 이상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아주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회견장의 기자들은 1명당 1개 질문만 할 수 있도록 제한됐고, 워시의 일부 답변은 30초 만에 끝나기도 했다.
속전속결로 끝난 회견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워시 의장은 “명백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는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고 실업률은 낮다. 연준이 완화 정책을 중단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충격’은 연준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에 찬성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금리를 동결했던 직전 7월 말 연준의 결정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현재 유가는 인플레를 더욱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워시 의장은 “세계 곳곳의 분쟁을 피할 수 없다”며 중동전쟁과 그로 인한 에너지 충격을 에둘러 언급했다.
워시 의장은 회견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직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질문에 “다시 말하지만 연준은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런 결정은 우리가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특정 국가들과 무역을 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연준 독립성의 일부는 우리 차선(본연의 임무)을 지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금리는 1%이거나 그보다 낮아야 한다”며 연준이 ‘매우 적대적이고 매우 정치적’이라고 성토했다. 다만 제롬 파월 전 의장에게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케빈을 신뢰한다”며 자신이 발탁한 워시 의장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했다.
일각에선 중간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화살이 연준에서 워시 개인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연준의 다음 회의는 중간선거 직전인 10월 말로 예상된다.
조희선 기자
세줄 요약
- 트럼프 압박 속 연준 기준금리 인상 결정
- 워시 의장, 28분 회견서 독립성·긴축 강조
- 인플레이션·고유가가 인상 배경으로 작용
2026-09-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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