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세관·경찰 ‘3각 공조’…60억 마약밀수 일당 30명 덜미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9-17 12:00
입력 2026-09-17 12:00
서울청·국정원 정례 공조체계 구축
세관 행정조사로 공항서 압수 적발
국민 제보까지 연계…포상 최대 5억
국가정보원이 동남아발 마약 밀수 첩보를 넘기고 세관이 입국자의 짐을 검사하면 경찰이 국내 유통망을 추적하는 ‘3각 공조’로 마약 사범 30명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향후 수사체계 변화에 맞춰 기관 간 공식 공조 체계를 넓히는 등 경찰 중심의 마약 수사 공조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밀수책 7명과 유통책 13명, 투약자 10명 등 30명을 체포하고 1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필로폰 1.25㎏, 케타민 500g, 야바 2000정, 에토미데이트 500㎖ 등 시가 약 60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한 일당은 필로폰과 케타민을 해바라기씨 봉투에 넣거나 필로폰을 신체에 테이프로 감아 숨긴 채 입국했다. 다른 일당은 야바를 과자상자 안에 호일과 비닐로 겹겹이 싸서 들여왔고, 에토미데이트는 화장품 용기로 위장했다. 압수한 필로폰 1.25㎏은 경찰 추산 약 41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고, 케타민 500g은 약 16만명분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 성과에 대해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풀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필로폰·케타민, 야바 사건에서는 국정원이 확보한 동남아발 밀수·유통 첩보를 경찰에 제공했다. 서울청 마수대는 지난 7월 국정원과 실무협의체 회의를 열고 정기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도 수사관들이 국정원 직원과 개별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았지만, 이번에는 정례 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인 루트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관과의 공조는 사건 초기 단계에서 효과적이었다. 경찰은 지난 7월 태국에서 에토미데이트가 들어온다는 첩보를 들었으나 당시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할 만큼 구체적인 혐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세관에 협조를 요청했고, 세관이 행정조사 차원에서 입국자의 소지품을 검사해 화장품 용기에 숨겨진 에토미데이트 500㎖를 찾아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를 압수한 뒤 사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국민 제보도 공조 체계의 한 축으로 활용됐다. 야바와 에토미데이트 사건 모두 신고·제보가 수사 단서가 됐고, 특히 에토미데이트 사건의 제보자에게는 신고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됐다. 경찰은 조직범죄에 대한 결정적 제보로 30명 이상을 검거하는 데 기여하면 최대 5억원까지 지급하는 특별검거보상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세관 등 다른 관계기관과도 실무협의체 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세 사건은 각각 다른 사건이지만 모두 유관기관 공조가 핵심이었다”며 “공식적인 협조 채널과 국민 신고·제보를 활성화해 마약류 범죄 차단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손지연 기자
세줄 요약
- 국정원·세관·경찰 3각 공조로 30명 검거
- 필로폰·케타민·야바·에토미데이트 대량 압수
- 공식 공조체계 확대와 제보 활성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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