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내부 “병력 대신 조선·플랜트로”… 파병 딜레마에 ‘평화적 기여’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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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호 기자
수정 2026-09-17 00:42
입력 2026-09-17 00:06

“정유시설 등 복구·재건” 대안 거론
내일 한미외교장관 회담 논의 주목

與 외통위 의원 “오늘 현안 질의”
정부도 기술적 지원 가능성 검토
범진보 정당, 필리버스터까지 예고
조현, 루비오 만나 美측 기류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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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조현·위성락
대화하는 조현·위성락 조현(왼쪽)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타지키스탄 정상회담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 여권에서 반대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조선·플랜트 분야 재건·복구 지원이 ‘제3의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병력 파견보다 한국 기업이 강점을 지닌 분야의 지원 활동으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한미 외교장관은 18일 만나 정부가 검토 중인 파병 관련 사안을 미국에 전달하고 미측 기류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파병에는 반대한다. 다만 종전 후 이란·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산유국들의 정유 시설과 유조선들도 많이 파괴된 상황에서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조선과 플랜트 쪽에서 재건과 복구를 지원하면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17일 외통위 현안 질의에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 기존처럼 자유 항해가 가능한 곳으로 복구되는 것”이라며 “재건·복구 지원은 우리 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파병은 국민 여론이 극도로 부정적인 데다가 헌법이 명시한 침략적 전쟁 부인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커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계속해서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만큼 결정을 미룰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에 여당에서 파병이 아닌 제3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도 지난 14일 “비단 파병만이 선택지는 아니고 다른 기여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도 지난 10일 “파병 옵션이 아니라면 기술적 지원도 있을 수 있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장비 등 비전투 성격의 병력을 최소한으로 파견하는 방안을 비롯해 기술적 지원 가능성도 따져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파병 동의안의 국회 논의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병 반대 입장을 낸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등 범진보 정당들은 파병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비전투 파병에 대해서도 전면 반대 입장”이라며 “반대 표결은 물론 필리버스터까지 생각하고 있다. 다른 진보 정당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전쟁이 끝난 후 미국에 도움을 주지 않은 국가들에 배상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파병 외 지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미 외교·국방 당국 고위급 협의가 줄줄이 열리면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 위해 17일 출국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조 장관은 그동안 정부가 검토해 온 호르무즈 파병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미측의 기류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의 미국행으로 17일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파병 관련 결정이 내려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파병 문제가 논의 안건에서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NSC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한미 국방부는 이날 부산에서 제29차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개최했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조지 르무어 미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는 18일까지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동맹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서호·이주원 기자
세줄 요약
  • 호르무즈 파병 반대 속 제3안 부상
  • 조선·플랜트 재건 지원 대안 검토
  • 비전투·기술 지원과 국회 충돌 전망
2026-09-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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