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못넣으면 폐쇄” 트럼프의 케네디 센터 ‘몽니’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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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6-09-16 16:39
입력 2026-09-16 15:58

“의회 승인없인 기념물 설치 안돼”
법원 제동에 트럼프, 공연장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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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 공연장 명칭이 ‘도널드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새롭게 변경됐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2025년 12월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 공연장 명칭이 ‘도널드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새롭게 변경됐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려는 시도가 법원에 의해 중단되자 보수 공사 명목으로 공연장을 폐쇄했다.

미국의 수도를 현대화하겠다며 백악관을 비롯한 각종 상징물에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을 넣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법원이 막자 케네디 센터를 ‘인질’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이날 케네디센터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는 방안을 중단하라며 “의회의 승인 없이 케네디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 어떤 것에 대한 기념물도 설치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센터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었지만, 쿠퍼 판사는 지난 5월 이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쿠퍼 판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때 임명됐으며,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트럼프 2기 들어 모두 친트럼프 인사로 교체됐다.

쿠퍼 판사의 부인 에이미 제프리스 변호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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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센터의 천장이 일부 붕괴해서 로비로 낙하물이 떨어지는 모습. 엑스 캡처
케네디 센터의 천장이 일부 붕괴해서 로비로 낙하물이 떨어지는 모습. 엑스 캡처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정으로 케네디센터 간판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됐지만, 현재는 보수공사로 흰색 가림막이 설치됐다.

쿠퍼 판사는 아울러 센터 앞 광장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플라자’로 변경하려던 계획도 추진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법원 결정 직후 약 2년 예정으로 보수공사에 들어간다며 공연장을 폐쇄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센터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영상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유했다.

러트닉 장관은 “케네디 센터의 지붕이 무너지고, 콘크리트 지지대가 붕괴하며, 철강이 부식되어 안전하지 않은 상태”라며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이 제때 예산에 맞춰 개·보수를 완료할 수 있으며,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이 센터가 파산하지 않도록 자금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장 붕괴는 지난 4일 일어난 사고로 당시 심한 폭풍우로 석고 조각이 떨어져 나가 약 20m 아래 메인 로비로 추락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는 또 케네디 센터가 연간 8000만~1억 달러(약 1000억~13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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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트럼프 인사로 구성된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건물 명칭 변경 등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로라 블라이가 15일(현지시간) 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친트럼프 인사로 구성된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건물 명칭 변경 등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로라 블라이가 15일(현지시간) 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트럼프 2기 들어 케네디센터는 연간 관람권 매출이 36%나 감소하는 등 관객이 줄어들고 공연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수도의 문화 허브로 자리잡았던 케네디 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랜스젠더가 등장하거나 좌파 사상이 담긴 공연을 금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뮤지컬 ‘해밀턴’을 취소하기도 했다.

‘해밀턴’은 카리브해 출신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삶을 다룬 뮤지컬로 역사적 인물을 흑인·라틴계 배우들이 연기하여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의 케네디 센터 보수 공사는 이사회가 승인한 명칭대로 복구되지 않는다면 시작될 수 없다”면서 ‘트럼프-케네디 센터’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한편 고 케네디 대통령의 유족들은 “현 행정부의 문화 전쟁에서 무기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발했다.

케네디센터 당연직 이사인 조이스 베이티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케네디 센터를 인질로 잡았다”고 비난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세줄 요약
  • 법원, 케네디센터 명칭 변경·기념물 설치 제동
  • 이사회, 보수공사 명목으로 공연장 폐쇄 결정
  • 유족·민주당, 문화시설 인질화라며 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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