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절반 없앤 생쥐에 사람의 미니 뇌 이식했더니…[사이언스 브런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17 00:00
입력 2026-09-17 00:00
세줄 요약
  • 뇌 절반 제거 생쥐에 인간 미니 뇌 이식
  • 3개월 뒤 대뇌피질 90% 이상 인간 세포화
  • 작업기억 수행, 공포 학습은 저하 관찰
이미지 확대


성인 인간의 뇌는 약 1.4㎏으로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섭취하는 에너지의 약 20%를 소모한다. 약 860억개의 신경세포가 시냅스를 통해 100조개 이상의 방대한 연결망을 형성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경험할 때마다 신경세포 간 연결이 새로 생성되거나 물리적으로 강화되는 신경가소성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작은 ‘소우주’인 사람의 뇌를 직접 실험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비슷해 뇌를 자유자재로 조작하고 관찰하기도 쉬운 생쥐로 실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지 확대
다른 종의 대뇌피질 조직을 이식받은 ‘이종 대뇌피질 생쥐’의 뇌 속 신경섬유 경로를 추정해 색으로 표시한 지도. 흰 점선 안쪽이 이식된 부분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제공
다른 종의 대뇌피질 조직을 이식받은 ‘이종 대뇌피질 생쥐’의 뇌 속 신경섬유 경로를 추정해 색으로 표시한 지도. 흰 점선 안쪽이 이식된 부분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제공


미국 스탠퍼드대 정신의학·행동과학과, 생명공학과, 심리학과, 의대 신경외과, 병리학과, 스탠퍼드 신경과학 연구소 및 바이오-X, 스페인 바스크 인지·뇌·언어 연구센터, 바스크 과학 재단 공동 연구팀은 뇌의 절반 이상이 제거된 생쥐에게 인간 세포로 키운 3차원 뇌 유사 조직 ‘뇌 오가노이드’를 이식하자 대뇌 피질의 90% 이상이 인간 뇌 세포로 채워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9월 17일 자에 실렸다.

인간 뇌 발달 연구는 살아 있는 사람의 뇌 조직에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 오가노이드를 생쥐에 이식함으로써 인간 신경세포가 실제 생체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탐구할 수 있고 관련 질환과 잠재적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다. 문제는 머리뼈 안 공간이 작고 숙주인 생쥐의 뇌 신경세포가 이식된 인간 뇌 세포에 대해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발생 초기에 대뇌피질을 이루는 세포만 골라서 제거해 신피질과 해마가 대부분 사라지고 인간 세포를 이식했을 때도 거부 반응 없이 자랄 수 있는 면역결핍·대뇌피질 결손 생쥐 29마리를 만들었다. 이 생쥐들의 뇌는 일반 생쥐 뇌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생후 5~17일 된 면역결핍·대뇌피질 결손 생쥐에게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로 30~60일 키운 인간 대뇌피질 오가노이드를 이식했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단일핵 RNA 시퀀싱, 칼슘 이미징, 공간전사체 분석으로 이식 조직 전체의 신경 활동을 측정했다. 또 인공지능 기반 자발 행동 분석, 보행 분석, Y자 미로 작업기억 과제, 공포 조건화, 사회성 및 감각 검사도 실시했다.

이미지 확대
대뇌의 절반 이상을 제거한 면역결핍·대뇌피질 결손 생쥐에게 인간 뇌 세포로 만든 뇌 유사체인 ‘뇌 오가노이드’를 이식하자 대뇌 조직 90% 이 사람의 뇌 세포로 체워지는 것이 확인됐다.  미국 하버드대 제공
대뇌의 절반 이상을 제거한 면역결핍·대뇌피질 결손 생쥐에게 인간 뇌 세포로 만든 뇌 유사체인 ‘뇌 오가노이드’를 이식하자 대뇌 조직 90% 이 사람의 뇌 세포로 체워지는 것이 확인됐다.

미국 하버드대 제공


그 결과, 이식 조직은 29마리 중 86.2%에서 살아남았고 이식 3개월 뒤에는 생쥐 대뇌피질 조직의 91.9%를 인간 뇌 조직이 차지한 것이 확인됐다. 생쥐 뇌 곳곳에 연결됐고 척수까지 신경 돌기를 뻗었고 이식 조직에서는 임신 2분기 후반 태아 수준의 다양한 피질 세포가 나타났다. 특히 기존 이식법보다 ‘5층 투사 신경세포’가 3배 이상 많았고 ‘폰 에코노모 신경세포’와 유사한 세포도 발견됐다. 행동 검사에서 이식된 뇌 세포는 Y자 미로 작업기억 과제를 상당한 수준으로 수행했지만 공포 조건화 학습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저산소 손상 뒤 일반 생쥐와 달리 이식 생쥐는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세르지우 파슈카 스탠퍼드대 교수는 “소두증이나 발달 초기의 심각한 허혈성 손상에 대한 치료 방법 및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이식 3개월 후 생쥐 대뇌피질에서 인간 뇌 조직이 차지한 비율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