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해체 ‘D-16’…중수청·공소청 어디까지 준비됐나[로:맨스]

박은서 기자
수정 2026-09-16 15:00
입력 2026-09-16 15:00
중수청 지원자 정원 61% 그쳐 2차 임용
공소청은 수장 부재 속 직제 재검토
D-16.
70년 넘게 유지되어 온 검찰청 폐지까지 남은 시간이다. 다음 달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청’이 공식 출범한다.
출범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두 기관은 수장의 부재, 전산망의 미비, 조직 직제와 정원 미확정 등으로 사실상 ‘개문발차’ 수준의 파행 출범이 불가피한 상태다. 법조계에선 당분간은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수청, 인프라 한계에 인력 확보 비상까지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 본청과 서울지방중수청은 지상 17층 규모의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빌딩에 입주하게 된다. 다만 리모델링 공사 마무리 시점은 12월이다. 출범 시점엔 3개 층만 공사가 완료된다. 공사 소음 속에서 수사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처지다.
중수청은 독자 수사 전산망조차 갖추지 못했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2029년에야 구축될 예정이라 기존 경찰청 KICS를 함께 써야 한다.
데이터와 접근 권한을 분리한다지만 정보 유출 우려는 물론, 핵심 증거인 디지털 포렌식 자원 분석과 압수물 관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수청 건물엔 피의자 대기 장소인 ‘구치감’만 마련되고 유치장은 없어 경찰 유치장을 빌려 써야 한다.
수사 인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수청의 정원은 2874명인데 지난 11일 기준 특별임용 최종 지원자는 1761명으로 정원의 61.3%에 그쳤다. 당초 2376명이 신청했으나 615명이 철회 절차를 거쳐 신청을 취소했다. 수사를 하는 중수청으로 옮겨갈지, 공소 유지를 주로 맡게 될 공소청에 남을지 고민하는 검찰 수사관들이 ‘눈치 싸움’을 벌인 결과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검찰청 검사와 직원을 대상으로 2차 특례 임용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중수청 출범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이번엔 별도의 신청 철회 기간을 두지 않는다. 신청자 가운데 임용 대상자를 이달 말까지 선정하고 중수청이 문을 여는 다음 달 2일부터 순차적으로 임용할 계획이다.
대통령 지시에 공소청 직제·정원 재검토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할 공소청의 상황은 안갯속이다. 공소청장은 물론 조직 직제와 정원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1년 2개월 넘게 검찰총장 부재가 이어지고 있는데 대행을 맡던 구자현 대검 차장마저 사표를 내 박규형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다. 공소청장(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소식조차 없어 출범 후 상당 기간 수장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법무부의 공소청 현안 보고에서 입법예고안에 담긴 ‘사법통제부’ 명칭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정원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사법통제부는 경찰이 무혐의 등으로 처분해 불송치 종결한 수사 기록을 다시 살펴보는 역할을 맡는다. 여권 내 강경파 의원들은 사법통제부가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사법통제부를 ‘불송치 사건 심사부’로 변경하고 형사기획관과 중대범죄수사기획관 직제를 폐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2292명인 검사 정원도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수사 기능이 사라지는 만큼 검사 정원을 줄이는 게 맞는다는 여권 강경파 주장에 따른 것이다. 다만 검사 정원은 법률로 정해져 있어 직제안 수정만으로 조정할 수 없고 검사정원법 개정까지 검토가 필요하다.
정치권 대립은 계속
초대 중수청장 인선을 둘러싼 혼란도 거세다. 여권에서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놓고 반발하자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착수한 상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 15일 임명 철회 가능성에 “인사권에 관한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며 확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성폭력·스토킹·아동학대 등 7대 범죄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수청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7대 범죄 기준이 모호하다. 졸속 개편에 동의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고, 박상웅 의원 역시 “꼭 필요한 제도였다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할 때 대안을 만들었어야지 전형적인 땜질 입법”이라고 꼬집었다.
박은서 기자
세줄 요약
- 검찰청 폐지 앞두고 중수청·공소청 출범 임박
- 수장 부재·전산망 미비·인력 부족으로 혼선 우려
- 대통령 지시와 여야 공방 속 직제 재검토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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