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무한경쟁 속 ‘속도조절론’까지 나오는데,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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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9-16 01:46
입력 2026-09-1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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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특별법 관련 노동특례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특별법 관련 노동특례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어제 메가특구 노동특례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메가특구는 특정 지역의 핵심 산업에 규제 특례, 재정 지원 등을 하는 제도로 호남반도체 클러스터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대화 당사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영계다. 김 장관은 “노동특례는 메가특구특별법의 핵심”이라며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제안한 사항이라면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R&D) 분야에 주 52시간 상한을 없애고 연장·야간·휴일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가장 첨예한 이슈다. 재계는 메가특구 경쟁력 확보를 위해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이 같은 예외가 규제 전반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한다.

주 52시간의 획일적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메가특구 검토 전부터 나왔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지식노동에서는 일하는 시간보다 결과물로 일의 결과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부터 첨단 기술 R&D 등 전문직은 월 45시간으로 제한됐던 초과근무를 월 100시간으로 늘렸다. 미국은 상한선이 없고 가산수당(1.5배)으로 규제한다. 우리는 1.5배 수당을 줘도 주 52시간을 넘기면 사업주를 형사처벌한다.

무한경쟁 와중에 미국의 인공지능(AI) 선두업계에서는 속도조절론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정계가 이 문제로 연일 시끌시끌하다. 남들은 전력질주를 하다 숨고르기를 하네 마네 논쟁하는데, 우리는 제대로 달려 보기는커녕 운동화 끈도 매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속도조절을 하든 하지 않든 AI가 미래 먹거리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주 52시간 예외 조항 하나도 이렇게 머뭇거리면서 경쟁력을 말할 수는 없다.
2026-09-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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