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에 송유관 끊겼는데… 남은 판로는 이란이 쥔 호르무즈뿐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9-16 00:31
입력 2026-09-16 00:31
사우디 송유관 복구 최장 6주
재고 바닥 직전… 해협 외 대안 없어중국 향하는 운송료만 14억원 육박
이란 위협까지… 수출량 예측 불가
이슬람 성지 메카에도 첫 위험 경보
사나 EPA 연합뉴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친이란 대리 세력들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몰리면서 원유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핵심 원유 수송로였던 ‘동서 송유관’이 피격 후 가동이 중단되자 사우디는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달 1~1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선적량을 지난달보다 늘렸으며, 향후 물량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사우디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동부 유전 지대의 원유를 동서 송유관을 통해 서부 얀부항으로 옮긴 뒤 홍해를 통해 수출해왔다. 하루 수송량은 400만~50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5%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10일 사우디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을 겨냥한 이라크발 드론 공격이 발생해 송유관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사우디가 동서 송유관을 복구하는 데에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관측됐다. 로이터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송유관 복구에 최장 6주가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은 그보다 더 빨리 복구될 수 있으며 작업 중에도 부분적으로 수송이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로서는 복구 전까지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송유관이 재개되지 않으면 원유 재고도 곧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얀부항에는 5~7일치 수출 재고가 남아 있고, 이집트의 홍해 연안 아인수크나항과 이집트의 지중해 연안 시디케리르항에도 며칠 치의 원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치솟은 운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내 사우디 항구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운송 비용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하루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육박했다. 사우디가 이란의 위협이 상존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홍해 남부 해상을 장악한 예멘의 친이란 무장 반군 후티는 사우디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이날 카미스 무샤이트와 아브하, 나즈란 등 남부 도시를 겨냥한 후티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1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공격 위협이 북상하면서 이슬람 최고 성지 메카와 제다에도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경보가 발령됐다가 해제됐다. 연합군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작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조희선 기자
세줄 요약
- 동서 송유관 피격으로 사우디 원유 수송 차질
- 호르무즈 해협 의존 심화, 재고는 며칠치 수준
- 중국행 운임 급등과 후티 공세로 불안 확대
2026-09-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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