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멍들고 혈액서 캡사이신 나왔는데, 아동학대 정황에도… 또 수사 뭉갠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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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하 기자
수정 2026-09-16 00:30
입력 2026-09-15 18:11

7년 전 여아 사망사건 살펴보니

국과수 “상당량의 캡사이신 복용”
계모, 숨진 아이 언니 학대해 송치
경찰, 올해 “혐의 없다” 내사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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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자료사진. 서울신문 DB
아동학대 자료사진. 서울신문 DB


경찰이 7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내사(입건 전 조사) 과정에서 학대 정황이 있었지만 두 차례 모두 종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2019년 A(당시 4)양 사망 관련 성북경찰서 내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경찰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기록했다. 하지만 “(A양의) 사망 당일 가족의 이동 동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가족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한 결과 아동학대나 가혹행위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검사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종결했다”고 덧붙였다. A양의 온몸에 있던 생채기와 멍에 대해서는 가족의 진술 등을 근거로 “자해의 흔적”이라고 판단했다.

학대 정황은 당시 A양 부검 소견에서도 제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의 혈액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점을 들어 “상당량의 캡사이신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추정된다”고 적시했다. 이어 “타인의 개입 소견으로 볼 만한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캡사이신이 검출되는 등 (A양이) 스스로 시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모습이 확인되므로 학대 정황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족은 A양 시신에 상처가 여러 군데 남았고, ‘계모가 매운 소스를 먹였다’는 A양 언니의 진술도 있었다며 계모 B씨의 아동학대를 주장했다. 특히 B씨는 2019년과 2024년에 A양 언니를 학대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올해 1월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서 A양 사망 사건을 공론화하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담당 과를 형사과에서 여성청소년과로 바꿔 다시 조사를 시작했지만,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아 4월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식 수사에 착수할 만큼의 범죄 혐의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A양 언니에 대한 학대 사건은 A양 사망과 별개라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양 아버지는 경찰의 이러한 처분이 적절했는지 판단해 달라며 지난 7일 수사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경찰은 향후 수사심의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정회하 기자
세줄 요약
  • 국과수, 혈액 캡사이신 검출과 학대 정황 제시
  • 경찰, 자해 흔적 판단하며 두 차례 내사 종결
  • 유족, 계모 학대 주장하며 수사심의 신청
2026-09-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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