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장수화의 그늘…반려인 고령화에 ‘사후 돌봄’ 대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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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15 16:26
입력 2026-09-15 16:26

개와 고양이 평균 수명 각각 14.90세, 15.92세로 증가
15세 도달한 반려동물, 인간 나이로 80~100세에 해당
초고령 반려인 사후 방치 많아…“한국도 남의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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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평균수명 연장
반려동물의 평균수명 연장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 연장. 출처= 일본 일반사단법인 펫푸드협회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반려동물의 수명 역시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사료의 질적 향상, 실내 사육 환경 개선, 의료 기술 발전 덕분이다. 일본 펫푸드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각각 14.90세, 15.92세로 10년 전에 비해 1~1.5세 이상 연장됐다. 국내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은 반려견 평균 수명이 약 12년, 반려묘는 약 15년으로 안내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평균 수명이 12~15년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장수화는 긍정적인 면 뒤에 뜻밖의 사회적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반려인의 고령화와 반려동물의 노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주인이 질병·입원·사망 등으로 반려동물을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되는 이른바 ‘노노(老老) 케어’ 혹은 ‘돌봄 부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일본 환경부 및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소형·중형견과 고양이는 2세가 인간의 24세, 이후 매년 4세씩 나이를 먹으며, 대형견은 1세가 12세, 이후 매년 7세씩 나이를 먹는 것으로 추산된다. 15세에 도달한 반려동물은 인간 나이로 80~100세에 해당하는 고령으로, 연간 진료비만 수십만 엔에 달하고 욕창 방지나 수발 등 밀착 돌봄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주인 역시 70~80대 고령에 접어들거나 홀로 남겨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공적 요양보험 체계는 반려동물 돌봄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경우, 사전 준비가 없었다면 반려동물은 순식간에 방치되거나 유기될 위험에 처한다. 실제로 도쿄도 동물보호상담센터에는 입양되는 동물 중 약 80%가 ‘주인의 고령화(병, 사망 등)’를 이유로 들어온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일본에서는 노령견·노령고양이 전문 보호 시설(양수 사육업)이 11년 전 20곳에서 2024년 기준 268곳으로 급증했다. 평생 입주형 또는 기간 갱신형 민간 펫홈, 보호 단체와의 협력, 유언 공증 및 변호사·행정서사를 통한 사후 위탁 계약 등이 주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반려동물 사육이 우울증 예방, 신체 활동 유지, 치매 예방 등 막대한 건강·정서적 효용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아이가 나보다 먼저 갈 테니 괜찮다”는 막연한 안일함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서는 사육 전 단계부터 자신의 나이와 건강을 고려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위탁할 가족·지인을 확보하거나 전문 보호 시설 및 유언 제도 등의 경제적·법적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반려동물 장수화와 반려인 고령화 동시 진행
  • 주인 질병·입원·사망 시 돌봄 공백과 유기 위험
  • 전문 보호시설·유언·위탁계약 등 사전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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