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후티 연타 맞은 사우디…美 믿었던 ‘중동 맹주’가 구석에 몰린 이유 [밀리터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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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15 22:00
입력 2026-09-15 22:00
세줄 요약
  • 이란·후티 동시 공세로 사우디 안보 위기
  • 미국에 군사 개입 요청했으나 거절
  • 군사 대응 한계로 외교 해법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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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중동의 맹주를 자처해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의 동시다발적 공세로 심각한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 수조원을 투자하며 공을 들여온 미국과의 안보 동맹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사우디가 군사적 해결을 포기하고 외교적 해법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남·북 3방향 연쇄 타격…원유 수송로 마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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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가 공개한 날짜 미상의 영상에서 예멘 타이즈주 두밥 지역의 후티 대원들이 군용 차량 위에 올라 소총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12 알마시라TV 제공·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가 공개한 날짜 미상의 영상에서 예멘 타이즈주 두밥 지역의 후티 대원들이 군용 차량 위에 올라 소총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12 알마시라TV 제공·A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2주 동안 동쪽과 남쪽, 북쪽 등 세 방향에서 이란 및 이란 연계 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말 호르무즈 해협에서 사우디 유조선 1척이 피격돼 선원 2명이 숨진 데 이어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의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을 장악하며 사우디 동맹군을 격퇴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 가동을 전격 중단했다. 해당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홍해로 원유를 실어 나르는 핵심 대체 경로였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

트럼프 “새 전선 안 열어”…사우디의 요청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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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일대 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 미 중앙사령부 엑스 캡처
호르무즈 해협 일대 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 미 중앙사령부 엑스 캡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강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거절이었다.

미국 측은 이미 이란 대응으로 해군력이 과도하게 확장된 데다 탄약 비축량이 부족해 새로운 전선을 열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클 라트니 전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는 “사우디가 미 안보 동맹에 막대한 투자를 한 이유는 바로 이런 위기 상황을 대비해서였다”며 “지금 사우디의 좌절감은 최악의 수준일 것”이라고 짚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후티가 우리와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사우디와의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비록 후티 측이 “트럼프와 소통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유의미한 접촉을 부인했지만, 미국이 직접적인 군사 지원에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단독 군사 대응 불가…결국 외교적 해법으로 선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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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온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연안의 주요 도시 모카를 접수하면서, 홍해 입구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을 눈앞에 뒀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온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연안의 주요 도시 모카를 접수하면서, 홍해 입구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을 눈앞에 뒀다. 연합뉴스


사우디는 2015년 예멘 내전에 개입해 대규모 공습을 퍼붓고도 후티 축출에 실패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단독으로 군사 대응을 펼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결국 미군에 의존하는 군사적 전략을 접고, 이란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과의 다자 외교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바버라 리프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사우디는 미국과 완전히 거리를 두지는 않겠지만,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형태의 외교적 노력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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