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만에 드러난 신안선 자단목의 비밀… 알고보니 ‘물류 관리 정보’였다

윤수경 기자
수정 2026-09-15 00:44
입력 2026-09-14 20:20
다양한 문자·부호 새겨 수령자 구별
천자문을 일련번호 삼아 체계적 관리
국가유산청 제공
700년 전 해상 실크로드 유산으로 꼽히는 신안선에서 발굴된 자단목에 화물 관리 체계 등 물류 관련 기록이 남아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가유산청은 한국 수중 발굴 50주년을 맞아 16일 전남광주 목포시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서 열리는 ‘2026 해양실크로드 국제학술대회’에서 ‘신안선 자단목과 동아시아 해양 교류’를 주제로 한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을 떠나 일본 하카타로 향하다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교역선이다. 1976~1984년 진행된 수중 발굴을 통해 도자기와 동전, 목간, 자단목 등 약 2만 6000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연구가 도자기와 동전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번 학술대회는 1000점 넘게 발굴된 자단목에 집중한다. ‘나무의 황제’라 부를 정도로 값비싼 자단목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열대 지역에서만 나는데, 불상 등 예술 작품이나 고급 가구 등을 만들 때 사용한다. 자단목은 선체 최하층에서 발견됐는데 이는 선박의 균형을 잡는 역할도 함께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단목에 새겨진 문자·문양을 통해 자단목이 단순한 적재 화물을 넘어 이동과 관리의 과정이 기록된 자료였음을 밝힌다.
정순일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자단목 표면에 원 제국의 공식 문자인 파스파 문자 등 다양한 형태의 문자와 부호가 음각이나 묵서 형태로 남아 있는데 이런 표식들은 우연한 낙서가 아니라, 화물의 수량, 담당자나 수령자를 구별하기 위해 사용된 물류 관리 정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천자문을 화물의 분류 기호와 일련번호로 삼아 체계적으로 관리한 흔적, 신안선에서 나온 목간과 자단목의 표식이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는 점 등을 새롭게 규명했다.
윤수경 기자
세줄 요약
- 신안선 자단목, 물류 관리 정보로 재해석
- 파스파 문자·부호, 화물 구분 흔적 확인
- 천자문·목간 짝으로 체계적 관리 규명
2026-09-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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