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법계 국가, 정당활동·선거운동 가능… 한국 등 대륙법계는 정치 참여 법적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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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9-14 00:38
입력 2026-09-13 23:44

세계 각국 공무원 정치중립 의무

민주주의 국가 중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 내용과 범위는 상당히 다르다. 영국은 법률보다 관습에 따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체제를 유지하는 성향이 큰 나라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법이 아닌 공무원 행동 강령(Civil Service Code)에서 공무원의 핵심 가치로 비당파성을 규정하고 있으며 어떤 당이 집권하더라도 공무원은 정부를 충실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기조는 영미법 계열 국가에서 고르게 나타난다. 미국 역시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지 않으며 일반 연방공무원은 퇴근 후 정당활동을 하며 정치집회에 참여하고 선거운동에 뛰어들 수 있다. 다만 공직을 활용해 정치 활동을 하거나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직무’를 제약하는 모델인 것이다.

공무원의 정치 참여에 대한 법적 제재는 대륙법계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은 공무원이 “전체 국민에게 봉사하며 정당에 봉사하지 않는다”고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정치 활동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지만, 공직에 대한 충성과 헌정질서에 대한 헌신을 법적으로 요구한다는 점에서 영미권에 비해 엄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법체계를 형성한 대륙법계 국가로, 공무원의 정치 참여와 활동에 대한 관용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양국 모두 공무원은 직무뿐 아니라 신분 차원에서도 정치 참여와 활동의 제약을 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징계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서구에 비해 가혹한 기준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 자유당 정권 말기 대대적인 부정선거가 있었고 이후 수차례 군사정변을 겪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맥락을 염두에 둘 수 있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2026-09-1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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