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존 위해 친일”… 동북아역사재단 ‘뉴라이트’ 논란

김가현 기자
수정 2026-09-14 10:07
입력 2026-09-13 23:41
수요포럼서 친일 옹호 강연 진행
교육부, 박지향 이사장 해임 추진
이창위 ‘뉴라이트’ 성향 학자 분류
도진순 “1919년 건국 주장 코미디”
동북아역사재단이 내부 강연 프로그램 ‘수요포럼’에서 친일을 옹호하고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등 편파적인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의 해임 추진 사유로 수요포럼 예산의 부적절 사용을 든 가운데, 실제 강연 내용에도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는 것이다.
13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일부 수요포럼 강연 자료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대목이 다수 발견됐다. 재단은 그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일부 강연 연사와 자료 등을 홈페이지에서 비공개 처리해왔다.
수요포럼의 연사로 나선 이창위 전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4년 4월 3일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으로 복무한 조선인은 대부분 차별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해 입대한 사람들이었다”면서 “친일파 문제는 이런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제징용의 ‘강제성’을 부인하고 친일을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행위’로 감싸는 취지의 발언이다.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선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이유로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의 청구권을 인정한 건 국제법의 원칙과 국제사회의 흐름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는데, 천황과 총리의 공식적인 사과만 해도 50회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는 “니체는 약자가 강자에게 갖는 분노, 질투, 원한의 감정을 ‘르상티망’이라 했다”면서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한 한국인의 분노도 ‘르상티망’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는 식민지 근대화론, 1948년 건국절 등을 핵심 주장으로 삼는 ‘뉴라이트’ 성향 학자로 분류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에도 이름을 올렸다.
도진순 창원대 사학과 교수는 지난해 4월 9일 수요포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절이라고 주장했다. 도 교수는 “김구와 임시정부가 1941년 전쟁이 끝나면 이렇게 나라를 건국하자고 ‘건국강령’을 발표했다”면서 “민주당의 ‘1919년 건국’ 주장은 코미디”라고 말했다. 이어 “1919년 건국을 주장하는 건 ‘나 바보 선언’”이라며 “1919년 건국론은 ‘반일’이 아니라 ‘반공’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도 주장했다.
교육부는 수요포럼 예산과 독도·울릉도 관련 사업비가 부적절하게 쓰였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부터 재단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이후 지난 7월 ‘예산 목적 외 사용’을 근거로 박 이사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박 이사장은 직무정지 조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달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업무에 복귀했다. 교육부는 이와 별개로 재단 측에 이사회를 열어 해임안을 의결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김 의원은 “주변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해야 하는 동북아역사재단이 오히려 역사 왜곡을 확산시켰다”며 “엄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가현 기자
세줄 요약
- 수요포럼서 친일 옹호·건국절 주장 논란
- 강제징용 강제성 부인 등 편향 발언 확인
- 교육부, 예산 목적 외 사용으로 해임 추진
2026-09-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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