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과 사귄 재벌 3세 “5억원 썼는데 바람피워”… 결별 후 “돌려달라” 소송 냈지만 [월드픽]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9-13 18:49
입력 2026-09-13 17:09
세줄 요약
- 재벌 3세, 전 연인에 5억원 반환 소송 제기
- 법원, 대출 입증 부족 판단하며 청구 기각
- 교제 중 지출은 선물·증여로 본 판결
전 여자친구를 상대로 46만 8090싱가포르달러(약 4억 9600만원)를 돌려달라는 인도의 재벌 3세의 손해배상 청구가 싱가포르 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영국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인도 물류업계에서 손꼽히는 재벌가 TCI그룹 3세인 챈더 아가르왈(47)이 전 여자친구에게 1년여간 교제할 동안 줬던 고가의 선물 등 비용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낸 소송에서 싱가포르 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아가르왈은 2019년 비행기에서 만나 알게 된 승무원인 펠리시아 리와 2022년 9월 연인이 돼 2023년 12월까지 교제를 이어갔다.
그러다 아가르왈이 리가 자신 몰래 외도하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졌고, 이후 아가르왈은 교제 기간 리를 위해 사용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
아가르왈 측은 교제하는 동안 리에게 에르메스·디올·프라다 등 고가의 의류 브랜드 제품을 사주는 등 신용카드로 20만 6000싱가포르달러(약 2억 1800만원)를 썼으며, 일등석 항공권을 포함한 해외여행 경비에도 12만 9000싱가포르달러(약 1억 3600만원)가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생명보험료와 대학 학비 등 경비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로 대신 내줬으며, 리의 아파트를 ‘정신적으로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 풍수 전문가를 고용하는 데도 돈을 썼다고 했다.
아르가왈은 이같은 지출액 중 일부는 대출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두 사람의 서명이 포함돼 있다는 자필 계약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리는 해당 계약서의 서명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싱가포르 법원은 아가르왈이 리가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거나 또는 갚기로 약속했다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청구를 기각했다. 두 사람이 1년 넘게 수많은 메신저 메시지를 주고받았음에도 아가르왈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봤다.
법원은 또 해당 지출들은 아가르왈이 리에게 푹 빠져 있는 동안 준 선물로 보이며, 때때로 리는 선물 받는 것을 꺼리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아가르왈의 태도는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 후 돌변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원고가 앙심을 품고 피고에게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작정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 금액은 대출이 아닌 증여이며, 피고는 돈을 갚을 의무가 없다고 법원은 판결했다.
한편 아가르왈은 인도 최고의 물류 기업그룹 중 한 곳인 TCI그룹을 창립한 고(故) 다얄 아가르왈의 손자로, 그룹 계열사인 TCI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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