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집짓기의 비밀 재료…젤리와 맥주 효모? [사이언스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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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11 17:30
입력 2026-09-11 17:30
세줄 요약
  • 화성 토양·암석에 젤라틴과 효모를 더한 건축재 제안
  • 저온·저기압 활용한 동결건조식 3D 프린팅 성공
  • 저강도 콘크리트 수준 강도와 재활용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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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호기롭게 2030년대에 화성에 정착민을 보내겠다고 했으나 최근에는 달 기지 건설로 우선순위를 바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 거주공간을 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음지와 양지의 엄청난 온도차, 보호막 없이 지표면으로 쏟아져 내리는 우주방사선에 진공에 가까운 대기까지 아무리 단순한 집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건축 자재를 우주 공간에 몇 달씩 실어 날라야 공사가 가능하다. 그래서 화성이나 달 등 우주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건축 자재를 생산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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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과학자들이 효모와 젤라틴을 이용해 화성에서 단단하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건물을 올리고 있는 가상 이미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홍콩 과학자들이 효모와 젤라틴을 이용해 화성에서 단단하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건물을 올리고 있는 가상 이미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홍콩 과학기술대 토목·환경공학과, 화학생물공학과, 홍콩 폴리테크닉대 건축·부동산학과 공동 연구팀은 화성의 토양과 암석에 지구에서 가져간 젤라틴과 효모를 배합해 3D 프린팅해 집을 짓는 방법을 제시했다. 암석과 효모, 젤라틴을 섞어 만든 반죽이 굳으면 저강도 콘크리트에 맞먹는 단단함을 갖게 되고 필요할 경우 다시 부수어 재활용하고 효모를 새로 배양해 다음 건축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순환경제형 화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켐 서큘래리티’(Chem Circularity) 9월 11일 자에 실렸다.

지구 밖에 도시를 건설하려는 기존 아이디어들은 화성 암석이나 달 먼지를 고온으로 녹여 벽돌과 들보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막대한 에너지가 사용된다.

연구팀은 동결건조 과일이 생과일일 때보다 더 단단해진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화성의 극도로 낮은 온도와 기압은 과일을 동결건조할 때와 비슷한 조건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3D 프린팅이 가능한 재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래와 접착제 역할을 하는 소재의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젤라틴과 특수하게 조작된 효모로 접착제를 만들었다. 홍합이 바위에 달라붙을 때 쓰는 단백질을 비롯해 접착력이 강한 단백질을 효모 표면에 입혔다. 젤라틴이 재료를 하나로 엮어 주는 동시에 세포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모래는 무게와 구조를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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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와 젤라틴을 이용해 영하 30도, 0.01기압(atm)의 화성 모의 환경에서 3D 프린팅 기술로 단단한 건축 모형을 만들었다(왼쪽).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오른쪽)  홍콩 과학기술대 제공
효모와 젤라틴을 이용해 영하 30도, 0.01기압(atm)의 화성 모의 환경에서 3D 프린팅 기술로 단단한 건축 모형을 만들었다(왼쪽).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오른쪽)

홍콩 과학기술대 제공


연구팀은 이 재료를 화성 환경을 재현한 조건에서 시험했다. 혼합물이 프린터 노즐을 통과해 나오는 순간 극한의 저온과 저기압이 동결건조시키는 것이다. 수분은 얼어붙었다가 액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수증기로 날아가 미세한 구멍을 남기게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은 가볍고 구멍이 많으면서도 단단한 발포제에 가까운 형태의 물질이다. 연구팀이 프린팅에 성공한 구조물은 높이 4.5㎝, 폭 3㎝ 크기의 와인 병마개 크기의 작은 돔이다. 그렇지만 재료의 압축강도가 10~12㎫(메가파스칼)로 저강도 콘크리트 수준으로 단단하다.

연구를 이끈 지센 추 홍콩 과기대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이번에 개발한 재료는 화성보다 중력이 세 배 강한 지구에서도 1~2층 건물을 지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단단하기 때문에 화성에서 건물 짓기는 더 쉬울 것”이라며 “이번 기술로 건축 재료 양을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지구에서 가져가야 하는 재료가 많기 때문에 핵심은 수백 톤의 화물을 우주로 실어나를 수 있는 로켓 기술의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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