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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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9-11 00:19
입력 2026-09-11 00:19
세줄 요약
  • 불협화음 속 조화 찾는 문학평론집 출간
  • 주어캄프 편지로 본 독일 문학의 통찰
  • 대치동 경쟁 속 아이들 일상과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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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의 화성학(김대현 지음, b)

내가 생각하는 문학은 매끄러운 일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질감을 가진 소리들이 충돌하며 만들어 내는 불협화음이기 때문이다. 불협화음은 완결된 형식의 협화음이 기존의 경로에서 이탈할 때 생성되는 파열음을 의미한다. 이 파열음은 때로는 시끄럽고 때로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그 불일치가 우리를 다른 생각으로 이끌어 간다.

2012년 ‘실천문학’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문학평론가 김대현의 첫 비평집이다. 진은영, 송경동 등의 시를 통과하며 김대현은 온갖 ‘다른 것’이 충돌하는 민주주의 사회에 문학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묻는다. 우리는 분명 서로 다르게 존재하기에, 우리의 말은 모두 불협화음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화성을 이룬다. 부조화 속 조화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평론가의 일이다. 447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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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이 소설은 반드시 완성되어야 합니다(페터 주어캄프 지음, 홍성광 옮김, 눌민)

제가 보기에는 새로운 예술의 과제는 상상력을 이 경직 상태에서 해방시키고, 원초적 근원과 움직임, 생동감을 다시 불어넣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원초적 상상력의 움직임이 경직된 상상력의 갑옷을 부수고 파괴하게 되는 것입니다.

독일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출판사 ‘주어캄프’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출판사인 주어캄프의 발행인 페터 주어캄프와 당대 작가들이 나눈 편지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헤르만 헤세, 베르톨트 브레히트, 토마스 만 등 거장들의 작품을 밝은 눈으로 알아본 통찰력 있는 편집자의 주옥같은 문장들이 돋보인다. 256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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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키즈: 오답 없는 아이들(이현지 글, 디니 그림, 이지북)

이상하고 신기한 나라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요상하고 기이한 나라에 잘못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좋은 학원에 입학해야 한다. 높은 성적이 곧 행복의 기준이 되는 공간, 대치동. 이곳에 전학을 온 첫날 도경이 마주한 교실의 풍경은 낯설다. 짝꿍 장재서는 수업 내내 교과서 대신 학원에서 내 준 수학 숙제를 한다. 서아인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수업이 너무 재미없다고 외치기도 한다. 무엇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실제 대치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작가는 경쟁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모든 어린이에게 애정 어린 질문을 던진다. 알 수 없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은 어디까지 희생돼야 하는 것인지. 160쪽, 1만 5000원.
2026-09-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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