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먹었던 점심은 건강식단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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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수정 2026-09-11 00:29
입력 2026-09-11 00:16

음식 지능/케빈흘·줄리아 벨루즈 지음/강병철 옮김/김영사/520쪽/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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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식, 저탄고지, 저속노화 등 새로운 건강법에 너도 나도 열광한다. ‘슈퍼푸드’라고 이름 붙은 음식을 먹으면 마치 없던 힘도 날 것 같다. 체중 감량과 장수 비결을 알려주는 기사를 읽으면 시도해보고 싶어 안달이 난다. 미디어와 소셜미디어(SNS)에 전문가들이 불안을 조장하며 갖가지 조언을 건넨다.

영양·대사과학자와 건강 전문 저널리스트가 의기투합해 쓴 책은 우리가 먹는 음식과 건강법에 대해 과학적 근거, 실험 등을 들어 무엇이 올바른지 알려준다. 특히 그동안 진실로 여겼던 우리 생각들을 하나씩 부순다. 예컨대 일정한 기간 동안 어느 참가자가 살을 더 많이 빼는지를 겨루는 ‘비기스트 루저’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분석했는데,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하면 대사 활동이 늘어나 살도 빠지고 건강해진다’는 말은 진리가 아니었다. 몸이 ‘절약모드’로 들어갔을 뿐, 무리한 다이어트는 몸에 상당한 무리를 불렀다.

운동할 때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것처럼 알려진 단백질 보충제는 속임수에서 시작됐다. 19세기 유명한 유기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단백질이야말로 유일한 진짜 영양소’라는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앞세워 세계 최초 대중 가공식품 ‘고기 추출물’을 팔았다. 그러나 여기엔 단백질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았다. 저자들은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이 생각보다 우리 몸에 적게 필요하고, 과하면 몸에서 배출되며 지나치면 오히려 몸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식품중독’에 빠져 체중이 150㎏을 넘겼던 어떤 이는 저탄고지 열풍이 한창이던 시절, 감자와 고구마만 먹는 식단을 1년간 실천해 50㎏을 감량하고 혈당,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등 각종 건강 지표를 정상화했다. 반대로 하버드대 인류학자인 빌햐울뮈르 스테파운손은 병원에 입원해 1년간 고기만 먹는 실험을 하면서 ‘최고 상태’ 판정을 받았다. 이는 식단의 여부를 떠나 우리 몸이 이들 영양소를 얼마든지 자유롭게 호환해 쓸 수 있을 만큼 유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문가들이 마치 진실인 양 하는 건강법들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책은 무엇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고,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을 직설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몸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제대로 살펴볼 것을 권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를 실제로 결정하는 것이 의지력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식품 환경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공장에서 나오는 ‘초가공식품’이 왜 유해한지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세줄 요약
  • 유행 건강법과 슈퍼푸드 열풍의 과학적 재검토
  • 무리한 다이어트와 보충제 신화에 대한 반박
  • 의지보다 식품 환경과 몸의 반응 강조
2026-09-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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