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망 등 중대 교통사고 운전자… ‘면허 취소’까지 검토

유승혁 기자
수정 2026-09-11 09:23
입력 2026-09-10 22:10
법 개정 예정… 운전 능력 재평가
현행 사망사고 내도 면허 정지뿐
서울신문 DB
앞으로 중대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는 사고 처벌만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운전대를 다시 잡아도 되는지까지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운전 능력이 미숙하다고 판단되면 면허가 제한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중대 교통사고 발생 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신설’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경찰이 구상하는 방식은 중대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 뒤 운전 능력을 재평가하는 것이다. 결과에 따라 면허 반납이나 수시적성검사를 받도록 하고, 조건부 면허를 부여하거나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재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운전 능력을 다시 평가하는 제도가 없다. 운전면허 취소·정지는 주로 벌점에 따라 이뤄진다. 1년간 누적 벌점이 121점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되고, 40점 이상이면 면허가 정지된다.
사고 피해가 크더라도 벌점 기준에 미치지 않으면 운전을 계속할 수 있다. 과실에 의한 사망사고는 벌점 90점으로, 면허 취소 기준에 못 미쳐 90일간 면허가 정지된 뒤 다시 운전할 수 있다. 경찰은 사고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사고 이후에도 안전하게 운전할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어떤 사고를 ‘중대 교통사고’로 분류할 지 등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해질 전망이다. 사망사고나 음주운전 사고, 중상자가 발생한 사고 등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찰은 오는 12월까지 용역을 마친 뒤, 내년부터 운전 능력 재평가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제도 추진 배경에는 2011년 운전면허 시험이 대폭 간소화하면서 운전면허 취득이 쉬워진 영향도 있다. 장내 기능시험 항목이 크게 줄어드는 등 취득 절차가 간소화됐고, 초보 운전자가 늘면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법·제도 정비로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 추세지만, 사고 피해의 심각성까지 낮아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해 교통사고는 19만 3889건으로 전년(19만 6349건)보다 1.2%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2521명에서 2549명으로 1.1%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슷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독일은 중대한 교통법규 위반 시 운전적성검사(MPU)를 거쳐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호주 등도 운전 적합성에 따라 면허를 제한할 수 있다.
유승혁 기자
세줄 요약
- 중대 사고 운전자 재평가 제도 추진
- 안전교육 뒤 면허 제한·취소 검토
- 사망·음주·중상 사고 대상 가능성
2026-09-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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