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국격 과시용 핵잠 안돼… 한국, 전략적 목적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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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수정 2026-09-11 00:13
입력 2026-09-10 20:11

중국 견제 등 역할 확대 요구 해석
北잠수함엔 “당장의 위협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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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있는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부 건물. 2026.9.10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있는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부 건물. 2026.9.10
연합뉴스


미국 해군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과 관련해 단순한 ‘국격 과시’가 아닌 명확한 전략적 목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잠 건조 협력이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의제로 채택된 뒤 최근까지 후속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핵잠의 운용 목적과 역할 범위를 둘러싼 한미 간의 조율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 해군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 히캄 합동기지(JBPHH)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단지 ‘국격의 상징(status symbol)’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드는 핵잠을 도입하려는 것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접근이며, 분명한 운용 목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 해군력의 적극적인 역외 참여를 요청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의 핵잠 도입이 한반도 주변의 대북 억제에만 그쳐서는 안 되며, 동중국해·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미 해군과 공동 작전을 수행할 실질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이 과거 “한국 잠수함이 인근 해역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핵잠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던 사실을 소개하며 “한국 스스로 타당한 전략적 명분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에 따른 북한의 수중 전력 고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한이 잠수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 반드시 그것을 운용할 줄 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북한을 돕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현재까지 당장 위협이 될 만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잠수함의 외형적 수량이나 제원보다는 실질적인 수중 작전 운용 역량을 갖췄는지가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중동 정세 여파로 태평양에서 미 항공모함 전력에 일시적으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단순히 전력 규모만으로 억제력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미 육·해·공군과 특수전 전력이 유기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데다 동맹국의 역내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미 조선 협력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체들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해외 조선소에서 미 함정을 건조·정비하는 데는 법적 제약이 따르는 만큼 법 개정 없이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재헌 기자
세줄 요약
  • 핵잠 도입, 국격 과시 아닌 전략 목적 요구
  • 한반도 밖 인도·태평양 공동작전 역량 강조
  • 북한 잠수함 위협은 당장 제한적 평가
2026-09-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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