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기기서 통째로 복제·저장… 검찰 ‘저격용 히든카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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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수정 2026-09-11 00:13
입력 2026-09-11 00:13

개혁 논의 때마다 도마에 오른 ‘디넷’

2012년 구축 후 12년간 8만건 보관
대법, 위법 판결… 예외 조항은 있어
검찰 “원본 동일성 위해 전부 보존”
보관 기한도 없고 폐기도 요청해야
“장기적으로 독립기관서 관리 필요”
이미지 확대


검찰 통합디지털증거관리시스템(디넷)은 검찰개혁 논의가 벌어질 때마다 ‘디지털 캐비닛’이라 불리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디넷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국가디지털포렌식클라우드(NDFaaS)와 함께 검찰 과학수사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10일 박주민·서영교 더불어민주당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디넷 구축 이후 2024년 9월까지 등록된 컴퓨터·노트북 증거 이미지는 6만 8447건이었고, 이 가운데 2만 966건이 당시까지 남아 있었다. 모바일 증거 이미지도 2024년 4월 기준 1만 4000여건이 보관 중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복제해 저장한다. 디넷에 등록되는 이미지는 사진이 아니라 저장매체에 담긴 전자정보를 포렌식 도구로 동일하게 복사해 만든 파일을 뜻한다.

논란의 핵심은 보관 자체가 아니라 별건 수사 활용 가능성이다. 수사기관은 혐의와 관련된 정보만 선별해 압수해야 하고, 무관한 정보는 삭제·폐기해야 한다. 별도의 보관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고 폐기도 주임검사가 요청해야 시작된다는 점도 문제로 꼽혀왔다. 한번 저장되면 언제든 정치권력이나 재계 등을 향한 검찰의 ‘칼’로 활용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검찰은 법정에서 원본과의 동일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이유로 저장매체 전체를 복제한 전부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디지털 증거의 특수성상 동일성, 무결성을 위해서 전부 이미지를 보존할 필요성이 있고, 실제로 보존하는 건 맞다”며 “다만 그것에 대해서 별건에서 마음대로 꺼내 가지고 쓰고 새로운 수사자료로 활용한다거나 그렇게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별건수사 관행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2018년 12월 다른 사건으로 압수한 원주시청 간부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디넷에 저장해뒀다가, 그 안에 있던 녹음파일에서 검찰 서기관의 청탁금지법 위반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발견하고 별건으로 기소했다. 대법원은 2024년 4월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선별해 압수한 뒤에도 무관한 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보관하고 있다면 압수 대상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밝혔다.

대검은 그해 10월 시행된 예규 ‘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 개정으로 관련 사건 증거로 쓰일 것으로 예상되면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을 삭제했다. 대신 법정에서 재현이나 검증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주임검사가 전부이미지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전자정보를 관리하는 서버인데, 수사를 하지 않는 공소청이 이를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다”라며 “장기적으로는 독립기관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에 맞다”고 했다.

김주환 기자
세줄 요약
  • 압수기기 전체 복제·장기보관 논란 확산
  • 대법원, 무관 정보 보관 위법 판단
  • 검찰, 동일성 위해 전부이미지 필요 주장
2026-09-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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