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추진 중단하라” 발길 돌린 농어민들…CPTPP 의견수렴 첫 간담회부터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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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수정 2026-09-10 22:11
입력 2026-09-10 21:41

산업부-농어민·단체 첫 간담회 파행
CPTPP 가입 논의 두고 입장차 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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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 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중래 기자
CPTPP 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중래 기자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위한 정부의 첫 농어민 의견 수렴 간담회가 시작도 전에 무산됐다.

산업통상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어민 및 관련 단체 대표자들을 만나 CPTPP 가입 관련 의견을 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농어민들은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청사 진입을 거부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태의 도화선은 청사 입구에서 발생했다. 보안요원들이 “청사에 들어오려면 머리띠를 풀고 피켓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자 농어민들은 이를 정부의 소통 거부로 받아들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CPTPP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며 “요식행위에 불과한 졸속 간담회를 추진하려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단체는 간담회를 앞두고 농어민 100여명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는 “정부는 여러차례 공식 발언을 통해 결론을 미리 정해놓지 않았고, 정부가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먼저 듣겠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오늘 결국 공식 절차를 밟기 위한 사전 절차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어민의 요구는 명확하다. CPTPP 가입은 안그래도 소멸위기인 농축수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고, 우리나라 식량주권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가입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파행은 CPTPP 가입을 둘러싼 농어업계의 깊은 불신과 불안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2018년 출범한 CPTPP에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칠레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국 간 관세 철폐율이 95~100%에 달한다.

경남 통영에서 선망어선을 운영하는 김의종(43) 선장은 “20년간 바다에서 일했지만, 정부가 개방 논의를 꺼낼 때마다 지독한 배신감을 느낀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통영에서 고등어와 방어를 잡는 어민 200여 명과 우리 선단 30명의 생계가 걸려 있다”며 “관세가 사라져 저렴한 해외 수산물이 밀려오면 우리 같은 어민들은 다 죽으라는 얘기”라고 호소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CPTPP 가입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2021년 분석에 따르면 가입 시 국내총생산(GDP)은 0.33~0.35%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도 30억 달러 늘어난다. 반도체와 제조업 등 주력 수출 산업은 호재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면에 방치된 농어업의 피해다. CPTPP 회원국들은 농수산물 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가 전체의 거시경제 지표가 좋아진다는 명목 아래 국내 농어민들은 생존 기반을 위협받는 구조다.

정부는 결론을 정해두지 않고 농어민과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엄중하게 경청하며 농어민들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중래 기자
세줄 요약
  • CPTPP 첫 농어민 간담회, 현장 반발로 무산
  • 청사 진입 과정서 머리띠·피켓 문제로 충돌
  • 농어민 단체, 가입 추진 즉각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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