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재력가 행세에 속아 혼인신고까지…2년 만에 혼인 취소 소송 끝 악연 마침표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10 10:02
입력 2026-09-10 09:31
세줄 요약
- 소개팅 앱 재력가 행세, 혼인신고까지 유도
- 수억원 편취·명의도용·카드대금 미납 혐의
- 징역 2년 6개월 선고, 법정구속 및 혼인취소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성과 그 가족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결국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상대 남성이 재력가인 줄 알고 속아 혼인신고까지 마쳤던 피해 여성은 2년 만에 법적 소송을 통해 잔혹했던 악연의 고리를 끊어냈다.
10일 전주지법 형사5단독 문주희 부장판사는 사기 및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피해자 B(50대)씨와 그녀의 아들을 속여 명의를 도용하거나 돈을 빌린 뒤, 2억 3000여만원에 달하는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22년 9월 한 소개팅 앱에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약 10억원의 잔액이 찍힌 가짜 은행 계좌를 보여주며 자신을 재력가로 포장했다. 그는 “완주군에서 크게 소 농장을 하고 있으며, 상가와 상속받을 재산도 많다”고 속여 B씨의 환심을 샀다. 거짓말에 속은 B씨는 이듬해 3월 A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신혼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결혼 직후 A씨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A씨는 “통장에 든 10억원이 묶여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심지어 “내 명의로 차량을 구매할 수 없다”며 B씨 명의 카드로 고급 SUV를 할부 구매했는가 하면, 예비 의붓아들에게까지 접근해 “엄마와 살 집을 구하는 데 계약금이 부족하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냈다.
B씨 가족에게 편취한 돈의 일부는 게임머니를 구입하는 데 탕진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주장했던 농장과 상가, 주식 등은 모두 거짓이었으며 실제로는 신용불량자 상태였다. 뒤늦게 모든 진실을 깨달은 B씨는 2024년 9월 혼인 취소 및 무효 소송을 제기해 2년 만에 겨우 비극적인 관계를 끝맺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나 준법의식이 현저히 부족해 재범 우려가 크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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