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 낳아도 ‘저출산세’ 내라” 딩크·비혼 향한 일침…일본은 ‘독신세’ 낸다는데[이슈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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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6-09-08 22:50
입력 2026-09-08 15:23
세줄 요약
  • 딩크·비혼 대상 저출산세 부과 주장 확산
  • 자녀 양육 비용과 사회적 책임 분담 논리
  • 누리꾼 반발 속 일본 독신세 논쟁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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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초등학생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초등학생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이가 없는 부부와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른바 ‘저출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온라인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 미래 세대를 만드는 비용을 내고 있는 만큼, 자녀가 없는 이들도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딩크, 비혼족들한테 저출산세를 무조건 걷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아이를 안 낳는 건 개인의 자유가 맞다. 강제로 결혼하라고 할 수도 없고 애 낳으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 “애를 낳지 않을 자유와 그 선택으로 생기는 사회적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A씨는 “모든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해서 발생하는 비용과 책임을 부과하면서 살고 있다”며 자동차세와 보험료, 재산세, 소득세 등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것들은 모두 개인의 선택이니,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나는 전혀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 선례이기도 한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출산율이 바닥을 찍는 현 상황에서 자녀를 키우는 가정은 다음 세대를 만드는 데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누군가는 자기 돈과 시간, 커리어를 갈아 넣으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그 아이들이 20~30년 뒤에 일하고 세금 내고 건보료 내고 국민연금 내고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각종 사회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결국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30년 뒤 대한민국을 실제로 굴리는 사람들이 된다”며 “이건 그 아이 부모들만 혜택을 보는 게 아니다. 딩크든 평생 비혼이든 나이가 들면 결국 그다음 세대가 유지하는 나라 안에서 사회적·의료적 인프라를 누리면서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70살 됐다고 해서 나는 애 안 낳았으니까 젊은 세대가 낸 건강보험료는 안 쓰고 모든 인프라를 누리지 않겠다고 주장할 사람 있냐”고 반문했다.

A씨는 이 같은 구조에서 자녀를 키우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녀를 키우는 집은 출산 비용과 육아 비용, 교육비, 주거비 증가, 경력단절, 위험 시간 손실까지 전부 부담한다”며 “중요한 건 그렇게 키운 아이가 만들어 내는 이익은 부모뿐만 아니라 딩크와 싱크(독신·무자녀), 미혼 남녀 모두 누린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과 시간은 부모가 부담하지만, 아이가 30년 뒤 내는 세금과 보험료, 제공하는 노동력, 그 아이가 유지하는 사회 시스템은 딩크와 비혼의 노후를 유지하는 데도 같이 들어간다”고 부연했다.

A씨는 자신의 주장이 출산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산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다음 세대를 키우는 데 들어간 사회적 기여를 세금과 사회보험에서 제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라며 “딩크든 비혼이든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그 자유를 누리는 것에 대해 적절한 값을 지불하면 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8일 기준 댓글 990여개가 달리며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A씨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육아휴직할 때 딩크나 비혼들이 일 더 하는데, 이런 혜택은 생각 안 하나”, “누가 애 낳으라고 강요했나”, “이미 충분히 세금으로 키우고 있다”, “유자녀에게 혜택 늘리는 방향으로 이미 가고 있다”, “낳고 싶은데 몸이 안 좋아서 못 낳는 건 어쩌냐” 등의 의견을 달았다.

반면 “저출산 현상이 10년, 20년 지속되면 나라가 망하니까 딩크는 세금 더 걷는 게 맞다”,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 공감한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자란 자녀들이 커서 사회 인프라를 이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등 A씨 의견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24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결혼·출산·양육 인식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세’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이 무려 68%에 달했다.

저출생 정책을 위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거나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31.4%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36.8%였다. 추가 부담 의향이 없다는 이들이 68.2%인 것이다.

日선 ‘독신세’ 논쟁…의료보험료에 ‘일정 금액’ 부과최근 일본에서는 이른바 ‘독신세’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부터 ‘아동·육아 지원금’ 제도를 실시했다. 의료보험료에 일정 금액을 추가로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아동수당 확대와 보육 서비스 등에 쓰겠다는 것이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 모두가 부담하고, 아이가 늘어나면 미래 사회보장 재원이 확대돼 결국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구상이다.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연봉 600만엔(약 5800만원) 기준 한 달 575엔(5500원), 800만엔(7700만원)이면 767엔(7400원) 수준이다. 2028년에는 각각 1000엔(9600원), 1350엔(1만 3000원)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독신세’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지원금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은 현재 아이를 키우는 가구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어린이가정청 홈페이지 Q&A에 “지원금은 독신세인가”라는 항목을 따로 만들어 “어린이·육아 지원금은 독신자분들에게만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전 세대가 안심할 수 있는 사회보장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저출산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면서 “아동·육아 세대를 지원해 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은 경제 성장과 사회보장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독신자나 이미 자녀를 다 키우신 분들을 포함한 전 세대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현재의 현역 세대(일하는 세대)가 향후 고령자가 되었을 때 우리 사회를 지탱해 줄 젊은 세대를 육성한다는 것은, ‘서로를 지탱하는 사회적 순환’을 유지한다는 관점에서도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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