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자 숨진 가양동 화재, ‘분말 소화기 없음’ 지적 묵살…스프레이만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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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하 기자
수정 2026-08-18 16:52
입력 2026-08-18 16:35

지난해 5월 소방당국 지적에도 소화기 미비치
소방청 조사…국민 33% “집에 소화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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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화재로 이곳에 거주하던 뇌병변 장애인 모친과 그를 돌보던 아들이 추락해 숨졌다. 2026.8.14. 연합뉴스
14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화재로 이곳에 거주하던 뇌병변 장애인 모친과 그를 돌보던 아들이 추락해 숨졌다. 2026.8.14. 연합뉴스


지난 11일 화재로 숨진 모자가 살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아파트 단지에서 화재 발생 세대를 포함해 총 94세대가 분말 소화기 미비치로 소방당국의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초기 진압용 스프레이 소화기’를 지급했으나 소화 능력이 충분치 않은 간이장비라 화재 초기 대응이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8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당 아파트 단지의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 및 이행완료 보고서에 따르면, 단지 내 총 94세대가 지난해 5월 작동점검 당시 ‘분말 소화기 미비치’를 지적받았다. 지난 11일 화재가 발생한 15층 세대도 지적 대상에 포함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를 시정하고자 문제가 된 세대들에 초기 진압용 스프레이 소화기를 지급했다. 이번에 불이 난 세대도 지난해 5월 9일에 이 장비를 수령했다. 이후 그해 11월과 올해 5월에도 자체점검을 실시했지만, 해당 세대가 분말 소화기를 새로 비치했다는 기록은 없다.

스프레이 소화기는 가볍고 사용법이 간단해 부엌 등에서 발생한 작은 불을 초기에 잡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소방시설법 및 관련 조례의 안전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해 5월에 분말 소화기가 없어 지적받은 또 다른 세대는 스프레이 소화기를 수령하고도 그해 11월에 재차 소화기 미비치로 지적당했다. 스프레이 소화기 비치가 시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소방당국은 “세대당 분말 소화기를 1개씩 비치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일반·유류·전기 화재 진압능력 갖춘 분말 소화기는 초기 진압에 필수적이지만 전국적으로 미비치 주택이 많다. 소방청이 2024년 10월 조사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33.0%는 ‘집에 소화기가 없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내 분말 소화기 비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태헌 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해당 세대에 분말 소화기가 있었다면 완진은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확산 지연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스프레이 소화기는 노약자·어린이도 간편하게 쓸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분말소화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회하 기자
세줄 요약
  • 가양동 아파트 화재, 모자 사망
  • 94세대 분말 소화기 미비치 지적
  • 스프레이 지급, 법적 기준 미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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