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노인, 시속 300㎞ 질주하나… 560억원에 페라리 첫 전기차 낙찰받은 억만장자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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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8-18 09:25
입력 2026-08-18 08:38
세줄 요약
  • 페라리 첫 전기차 루체, 567억원 낙찰
  • 낙찰자 워트하임, 지난해에도 페라리 최고가
  • 애플 초기 투자자이자 자선 경매 단골
페라리 루체 ‘셰시 0’ 신차 최고가 낙찰
주인공은 ‘재산 7조원’ 보유 워트하임
작년 페라리 낙찰 기록 세우고 올해 또
1980년 애플 IPO 당시부터 주식 보유
애플 출신이 루체 디자인…인연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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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광학렌즈 기술기업 ‘브레인파워’ 설립자 허버트 A 워트하임이 최근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의 소더비 경매 행사에서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의 자선용 모델 ‘섀시 0’을 4000만 달러에 낙찰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오른쪽). 왼쪽 사진은 2019년 포브스와 인터뷰하는 모습. 포스트 유튜브·인스타그램 계정 ‘supercarsfor.sale’ 캡처
미국 광학렌즈 기술기업 ‘브레인파워’ 설립자 허버트 A 워트하임이 최근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의 소더비 경매 행사에서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의 자선용 모델 ‘섀시 0’을 4000만 달러에 낙찰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오른쪽). 왼쪽 사진은 2019년 포브스와 인터뷰하는 모습. 포스트 유튜브·인스타그램 계정 ‘supercarsfor.sale’ 캡처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업체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의 자선용 모델이 경매에 나온 신차 중 사상 최고가 기록으로 낙찰됐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BC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연례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 행사 중 지난 15일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자선 목적으로 생산한 단 한 대밖에 없는 루체가 4000만 달러(약 567억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는 페라리가 지난 5월 ‘회사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출시했지만 공개 직후 미온적인 반응을 얻었던 첫 전기차 루체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련됐다.

낙찰가는 애초 예상 금액이었던 110만 달러의 36배를 넘어섰다. 루체 공식 가격인 55만 유로(약 9억원)와 비교하면 63배나 비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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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연례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의 소더비 경매 행사에서 4000만 달러에 낙찰된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 ‘셰시 0’. 소더비 제공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연례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의 소더비 경매 행사에서 4000만 달러에 낙찰된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 ‘셰시 0’. 소더비 제공


루체는 공개 직후 숱한 조롱을 받은 바 있다. 페라리 특유의 날렵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둥글고 단단한 외형을 선보인 탓에 컴퓨터 마우스를 닮았다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루체는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출신의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했다.

루체 공개 이튿날에는 밀라노증시에 상장된 페라리 주가가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서 페라리의 맞춤 제작 부서와 디자인 센터에서 만든 ‘섀시 0’이라는 이름이 붙은 루체가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에 낙찰되면서 회사 측은 잠재적 구매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경매 수익금은 페라리 재단을 통해 미국 및 기타 지역의 교육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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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지난 5월 공개한 첫 순수 전기차 루체. 페라리 제공
페라리가 지난 5월 공개한 첫 순수 전기차 루체. 페라리 제공


루체 ‘섀시 0’을 낙찰받은 주인공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차의 구매자는 광학렌즈 기술기업 ‘브레인파워’의 설립자이자 검안사 겸 발명가인 허버트 A 워트하임(87)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브스 프로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49억 달러(약 6조 9400억원)다.

1년 전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에 열린 경매 행사에서 자선용 ‘페라리 데이토나 SP3’가 2600만 달러에 낙찰돼 당시 신차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었는데, 이때의 낙찰자도 워트하임이었다.

그런데 이번 루체 낙찰은 워트하임이 페라리를 수집하는 억만장자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와 애플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워트하임은 1980년 애플이 기업공개(IPO)를 할 당시부터 주식을 매입했고, 1990년대 주가가 10달러 안팎일 때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렸다. 2019년 기준 그는 1억 9500만 달러(약 2760억원)로 평가되는 125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39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노동자 계급 부모 아래서 태어난 워트하임은 이후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주로 이주했다. 그의 인생은 1969년 자외선이 백내장을 유발하고 인간의 눈을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이어 자외선 차단 렌즈 착색제를 개발하고 브레인파워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안과용 화학제품 분야에서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성장했으며, 그는 100개 이상의 특허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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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지난 5월 공개한 첫 순수 전기차 루체. 페라리 제공
페라리가 지난 5월 공개한 첫 순수 전기차 루체. 페라리 제공


한편 루체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4도어 5인승 모델이다. 그간 페라리 차량은 차체 중앙을 바퀴 축이 가로지르고 있어서 실내 바닥을 낮고 평평하게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뒷좌석 중앙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4인승 차량에 머물렀으나, 전기차인 루체는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배치함으로써 첫 5인승 차량을 구현했다.

페라리는 모터레이싱 분야의 경험을 살려 루체의 빈차 무게를 2.26t까지 줄였다. 이를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인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 2.5초, 최고속도 310㎞/h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530㎞를 웃돈다.

페라리는 올해 루체 신차 500대 가까이 판매하려던 목표를 지난달 초 이미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자인 혹평과 주가 급락 등 초기 반응이 안 좋았음에도 중국에서 수요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는 오는 2030년까지 루체 누적 판매량 2500대(연평균 약 6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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