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한 자녀 결혼·집값 걱정에… 한 해 5772만원 내놓는 부모들

김우진 기자
수정 2026-08-17 23:49
입력 2026-08-17 23:39
60~64세 가장 많이 자금 지원
80세 이상도 1000만원 육박해
결국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져
내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이모(28)·김모(27)씨는 양가 부모로부터 전세 자금으로 각각 5000만원씩 지원받기로 했다. 나머지는 그간 모아둔 돈과 대출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씨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서울에서 집을 구하다 보니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어쩔 수 없었다”며 “집을 못 구해 결혼이 1~2년 늦어지면 집값이 더 오를 수 있어 지금이라도 부모 지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혼하는 자녀에게 장롱 속에 모아 둔 목돈을 선뜻 내놓는 부모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의 ‘2024 고령화연구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이내 자녀에게 금전적으로 얼마를 지원했느냐”고 물었을 때 60~64세는 평균 5771만 6000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으로 2723만 9000원, 비정기적으로 3047만 7000원을 자녀에게 줬다. 명목은 결혼 자금, 대학 등록금, 용돈 등이다.
65~69세는 1715만 1000원, 70~74세는 1420만 8000원, 75~79세는 1139만 2000원, 80세 이상은 980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고령으로 갈수록 금액이 줄었다. 부모가 60~64세 때 자녀 지원액이 가장 큰 건 자녀의 결혼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0세 이상이 은퇴 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금전적 지원은 최근 정기적인 경제활동으로 마련된 자금이 아니라 그간 저축해 둔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면 전체 60~64세 중 취업자는 63.5%, 비경제활동인구는 35.3%였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치솟는 주택·결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은 금융권보다도 당장 여유 자금이 있는 부모를 찾을 수밖에 없고, 문제는 이런 ‘가족 의존형’ 자산 불리기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을 부모가 하다 보니 노후 자금까지 털어 자녀를 지원하는 사례가 대부분인데, 이는 결국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세종 김우진 기자
세줄 요약
- 예비부부 전세자금, 양가 부모 지원
- 60~64세 자녀 지원액 평균 5771만원
- 주택·결혼비용 부담, 노후빈곤 우려
2026-08-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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